[앵커]
북한 김정은 이복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지 열하루째인데요, 북한 관영 매체가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해서 처음으로 공식 반응을 냈습니다.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며, 음모라고 주장했습니다.

취재 기자 연결합니다. 이선아 기자!

역시 북한 배후설을 부인했군요.

[기자]
북한은 지난 13일 말레이시아에서 일어난 김정남 사망 사건을 북한 주민의 자연사 사건으로 규정했습니다.

외교 여권 갖고 있던 주민이 비행기 탑승을 앞두고 갑자기 쇼크 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이송되다 사망한 것은 불상사라고 밝혔습니다.

사건 초반 말레이시아 측은 현지 북한 대사관에 심장 마비로 인한 사망이라고 알려주고 시신을 대사관에 넘겨 화장하기로 했는데, 남한 언론에서 독살이라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말레이시아 측의 태도가 바뀌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연사인 만큼 부검할 필요도 없고, 외교 여권 있는 사람이라 그 나라 법에 따르지 않아도 되는 특권이 있는데 말레이시아가 이를 무시한 채 자신들을 배제하고 부검을 강행했다는 겁니다.

북한은 일련의 사건 배후에 남한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핵 강국인 자신들의 명예에 먹칠을 하고 현 정권 위기를 넘기려고 미리 각본까지 짜놨다고 억지를 부렸습니다.

아울러, 외국인 여성 용의자들은 그저 장난을 한 것이고, 북한 용의자 리정철은 아무런 영장 없이 부당하게 체포됐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말레이시아 당국이 시신 부검 결과를 내더라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고, 다시금 공동 조사를 제안했습니다.

[앵커]
북한 이러한 입장의 의도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북한의 이 같은 입장은 앞서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가 주장해오던 내용과 일맥상통하는데요.

일단 김정남이라는 언급을 한 번도 안 한 것이 눈에 띕니다.

지금 공식적으로는 말레이시아 경찰에서 신원이 김정남이라고 밝힌 적이 없습니다.

여권에 있는 김철이라는 이름만 있을 뿐인데요.

김정은이 정적 이복형 암살 지시를 내렸다는 배후설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법률가위원회라는 외곽 단체를 내세운 점을 통해 이번 사건을 철저하게 정치적인 사건이 아닌 법률적으로 다루겠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북한으로 달아난 주도자 4명을 조사하지 않는 한 이번 사건을 기획한 것이 북한이라는...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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