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워치] 시진핑에 '쓴소리'…리커창 퇴임 7개월 만에 사망
[앵커]
올해 3월 퇴임한 리커창 전 중국 총리가 오늘(27일) 새벽 갑작스럽게 사망했습니다.
한때 시진핑 주석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리 전 총리는 재임기간 절대 권력을 향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던 인물이었는데요.
자세한 소식 베이징 연결해 살펴보겠습니다.
임광빈 특파원, 리 전 총리의 사인은 뭔가요?
[기자]
중국 관영 CCTV는 리커창 전 총리가 갑작스런 심장병으로 상항이에서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향년 68세. 지난 3월 퇴임 이후 7개월 만입니다.
"전력을 다해 구조했지만 효과가 없었고 10월 27일 00시 10분 상하이에서 사망했습니다."
리 전 총리는 시진핑 체제 출범 이후 10년 동안 시 주석에 이어 서열 2인자로 재임하며 민생과 경제를 챙겨왔습니다.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환경 속에서 연간 발전 목표와 임무는 기본적으로 완수했습니다. 우리 경제는 강인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때 총서기직을 두고 시 주석과 다툼을 할 정도로 최대 라이벌이었던 리 전 총리는 시 주석 1인 체제가 공고화된 이후에도 민생과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독자적 목소리를 내 왔습니다.
'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는 의미의 샤오캉 사회 건설을 시 주석이 강조할 때, 리 전 총리는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꼬집으며 중국은 물론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며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 등이 전면 봉쇄됐을 때는 전국의 공직자들을 상대로 '방역 지상주의가' 경제를 망쳐서는 안된다고 호소했습니다.
퇴임을 앞두고 남긴 작별 인사를 두고는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을 장악한 중국 최고 지도부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앵커]
절대권력에 '쓴소리'를 해 온 리 전 총리의 사망에 대해 중국인들은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리 전 총리의 사망 소식은 이곳 시간으로 오전 8시에 전해졌습니다.
중국 관영매체의 보도가 나간 직후부터 SNS에서는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갑작스럽다"거나, "믿고 싶지 않다"는 등의 반응입니다.
리 전 총리의 사망과 관련한 여론에 중국 당국이 신경을 쓰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직전 총리였지만 중국 주요 매체들은 사망했다는 짧은 사실을 전할 뿐, 관련 소식을 비중있게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 공식 SNS 계정에서는 리 전 총리의 사망 소식 아래 댓글 기능을 차단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조치의 배경에는 부동산발 경제 위기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최고 권력을 향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민생을 챙긴 리 전 총리에 대한 중국인들의 향수가 적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리 전 총리가 퇴임 이후 5달 만의 첫 공개행보에 나섰던 지난 8월에도 중국인들은 그를 반기며 환호했지만, 중국 매체들은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았습니다.
"총리님 안녕하세요. 총리님 안녕하세요"
[앵커]
리 전 총리의 사망 소식이 최근 중국 최고 권력층에 대한 숙청이 이어지는 민감한 시기에 전해져 더 주목되는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비위 혐의로 조사를 받아 온 것으로 알려진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이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춘지 두 달 만인 최근 결국 면직됐습니다.
지난 7월 면직된 친강 전 외교부장은 마저 남은 국무위원직까지 박탈되면서 모든 공직에서 퇴출됐습니다.
앞서 시 주석이 적극 지원해 키운 인민해방군 로켓군 지휘부는 줄줄이 낙마하기도 했습니다.
시 주석이 직접 승진시킨 이들이 줄줄이 부패와 비리와 연루되면서 시 주석의 인선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 8월, 중국의 전·현직 지도자들이 주요 현안을 비공개로 논의하는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는 시 주석을 향해 나랏일을 걱정하는 원로들의 간언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제뿐 아니라, 정치·사회 전반에서 문제가 있다는 당시 원로들의 지적에 시 주석은 격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처럼 뒤숭숭한 시기에 민심을 지지를 받아 온 리 전 총리의 사망 소식이 시 주석의 1인 지배체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외신들은 "리 전 총리의 사망은 중국 자유주의 경제 개혁 시대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짚었고, 그를 "시 주석의 충성파 그룹에 속하지 않은 유일한 최고 관료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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