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 앞에 누군가 마스크 열 한 장과 사탕을 두고 갔습니다.
손 글씨로 정성껏 써내려간 사연을 읽어보니, 바이러스와 전쟁을 치르면서도 우리가 희망을 잃지 않는 까닭은 이렇게 평범하지만 아름다운 사람들 덕분이구나, 새삼 느끼게 됩니다.
강지혜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어제 오후 4시 30분쯤 부산의 한 파출소 앞.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걸어오더니 노란색 서류 봉투를 놓고 쑥쓰러운 듯 황급히 뛰어갑니다.
20분쯤 뒤 파출소 앞에 놓인 서류 봉투를 발견한 경찰이 내용물을 살펴보니 보건용 마스크 11장과 알사탕 5알, 손으로 눌러 쓴 편지가 들어있었습니다.
자신을 3급 지체장애인이라고 소개한 이 남성은 "회사에서 받은 마스크가 많아서 나누려고 한다"고 적었습니다.
"부자들만 하는 게 기부라고 생각했는데 도움이 되고 싶어 용기를 냈다"며 "너무 적어서 죄송하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평소 한 두장씩 모은 것으로 보이는 마스크는 종류가 제각각이었습니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경찰관들은 고마워서 마음이 벅찼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이종국 / 부산 신호파출소 경위]
"정말 마음이 정말 찡했습니다. 요즘도 이렇게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구나."
경찰은 감사 인사를 하려고 기부자를 찾고 있지만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김태승 / 부산 신호파출소장]
"가족들이나 친지들 여러 분들이 있을 것인데 이렇게 기부해주셔서 저희 경찰관으로서는 너무 감동을 크게 받았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채널A 뉴스 강지혜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류 열(스마트리포터)
영상편집 : 구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