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개인이 구매한 전세버스를 법인에 소속시켜 영업하는 이른바 지입 차 운행은 사실 현행법상 불법이지만, 업계에서는 오랜 관행으로 이어오고 있는데요.
최근 서울의 전세버스 업체 대표가 이런 지입 차들의 사정을 악용해 돈을 챙기고 돌연 잠적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피해 금액만 수십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영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한창 운행 중이어야 할 전세버스들이 차고지에 방치돼 있습니다.
지난 11일, 업체 대표 한 모 씨가 메모만 남기고 사라지자 대부업체들이 재산 압류에 들어간 겁니다.
[표 모 씨 / 00 관광 소속 기사 : 그러니까 지금 대책이 없어요. 모레가 설인데 우리 한 달 벌어서 매달 생활하는 건데….]
한 씨에게 최대 수억 원을 주고 지입 차를 사들인 버스 기사들은 날벼락을 맞았습니다.
한 씨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차량을 담보로 돈을 빌린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김근호 / 00 관광 지입 차 기사 : 모든 동료가 눈물을 안 흘린 사람이 없습니다. 지금도 막 울먹이는데 너무나 괴롭습니다. 너무 괴로워요.]
현행법상 전세버스의 경우 법인 명의로만 영업할 수 있다 보니 기사가 차량을 구매해 법인 소속으로 일하는 이른바, 지입 차 운행은 오랜 관행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문제는 이럴 경우 법적 소유권을 법인이 가지게 되면서 이를 악용한 사기가 발생한 겁니다.
이런 피해를 입은 기사는 30명이 넘습니다.
피해 규모는 수십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돈은 돈대로 날리고 소유권을 주장할 차도 없는 상황, 수년 동안 꼬박꼬박 할부금을 갚아왔던 기사들은 망연자실합니다.
[최정호 / 00 관광 지입 차 기사 : 이 상황에서 부모님 고향에 갈 수도 없고, 집에 들어갈 수도 없고 아내 볼 면목도 없고 제 생각 같아서는 찜질방 같은 데서 그냥….]
한 씨에 대한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지난 18일 한 씨 소재지를 파악해 가족에게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 관계자 : 부인이 (실종) 신고하셨네요. 신변이 확인돼서 가족한테 알려주고 해제했습니다.]
하루아침에 전 재산을 잃게 된 피해 기사들은 한 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기로 했습니다.
YTN 김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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