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 전통주 마오타이.
한땐 최고급 명주로 꼽혔는데요.
요샌 중국에서도 인기가 없어 외면 받고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세계를 가다, 베이징 이윤상 특파원 입니다.
[기자]
중국 젊은층이 즐겨 찾는 베이징의 한 주점입니다.
진열장에는 위스키 같은 수입 술이 가득합니다.
메뉴판에도 와인, 칵테일 이름은 빼곡히 적혀 있지만 중국 전통 술인 '바이주'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알코올 도수가 50도를 넘다보니 가볍게 술을 즐기려는 중국 젊은층에겐 너무 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중국 대학생 A]
"칵테일은 알코올 도수가 높지 않고 맛있어요. 빨리 많이 마실 수 있어요."
[중국 대학생 B]
"저는 바이주 좋아하지 않아요. 너무 독해요. 독한 술 싫어해요."
하지만 ‘외면’의 이유가 입맛 때문만은 아닙니다.
바이주의 가격은 수 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 만 원으로, 지갑이 얇은 젊은층에겐 부담스러운 술로 여겨집니다.
[베이징 직장인]
"전통 바이주는 칵테일 보다 훨씬 비싸요, 그래서 친구들 만나면 칵테일을 마실 때가 많아요."
대표적인 바이주 제조 업체 '마오타이'의 최근 주가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10% 넘게 떨어졌고, 중국 전체 기업을 통틀어 차지했던 '시가 총액 1위' 자리도 지난 달 중국 은행인 '공상은행'에 내줬습니다.
중국 고급 술의 대명사였던 마오타이는 최근 전당포에서의 대우도 달라졌다고 합니다.
마오타이를 들고 가서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전당포 관계자]
"(마오타이 받아주나요?) '도박'을 할 수는 없어요. 우린 장사하는 사람이에요. 매일 가격이 떨어져요. 지금은 받을 엄두가 안 나요."
우리 돈 50만 원대를 기록하던 도매가도 10만 원 넘게 떨어지자 상인들의 한숨도 깊어집니다.
[주류 판매업체 관계자]
"손해를 보고 있죠. 손님에게 손해를 떠넘길 수 없잖아요. 시세대로 팔아야죠."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의 더딘 경기 회복과 소비 침체가 중국 전통주의 상징이었던 '마오타이의 굴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관취앤 / 중국인민대 경제학부 교수]
"중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하향세라서 특히 사치스러운 음식, 접대, 선물을 줄이는 거죠."
허리띠를 졸라매는 중국인들 사이에서 중국 전통 술이 설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이윤상입니다.
영상취재: 위진량(VJ)
영상편집: 형새봄
이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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