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다니는 길가에 연기 한 점이 피어오르고 곧바로 5분 만에 불이 온 산을 뒤덮었습니다.
지금 제 뒤로 보이는 이 영상이 울진 산불이 처음 시작하는 순간을 포착한 건데요.
화재 원인을 찾는 단서가 될지 배영진 기자가 보여 드립니다.
[리포트]
그제 오전 11시 14분 울진군 두천리 마을 야산.
산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곧이어 빨간 불꽃이 보입니다.
불길은 강한 바람을 타고 치솟으면서 5분 만에 온 산을 뒤덮습니다.
[윤석현 / 최초 목격자]
'타다닥' 거리는 소나무 가지 타는 소리가 나서 보니까. 불이 10m 정도 올라가더라고요."
밖으로 나온 주민들은 초조한 표정으로 지켜보며 소방대를 기다립니다.
해당 지점은 왕복 2차선 도로 옆입니다.
보행로가 없어 인적이 뜸한 곳입니다.
산림당국은 연기가 시작된 이곳이 최초 발화 지점인 것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습니다.
이 곳에선 배수로 밑에서 시작된 불씨가 산 위 쪽으로 번진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화재 조사원]
"배수로에서 불이 올라가는 그을음이 있잖아요. 다른 데는 없잖아요. 밑에서 위로 올라가서 탄 게 맞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산불이 자연 발화보다 담뱃불같은 실화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요한 / 영남대 산림자원학과 교수]
"일반적으로 자연 발화는 번개에 의한 게 가장 많고요. 주변 환경 봤을때 그런 것들이 자연적으로 일어났을 거 같지는 않고요."
경찰은 CCTV에서 화재 직전 차량 3대가 지나간 것을 포착하고 운전자들이 누군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대 수색에서 담배꽁초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누군가의 부주의가 20년만에 최악의 산불을 불러왔습니다.
채널A 뉴스 배영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승
영상편집 : 차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