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이 경매 연 이유는?…미술시장 호황의 그림자
[앵커]
미술시장이 호황인 가운데, 화랑과 경매사들이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화랑은 경매사들의 무분별한 운영으로 시장 질서가 무너졌다고 주장하며 직접 경매를 열었습니다.
박효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민화가 박수근이 작고 1년전에 그린 작품입니다.
작가의 몇 안되는 추상화로 화랑협회가 주최한 경매에 나왔습니다.
이밖에 이우환, 김창열 등 화랑협회 소속 갤러리들이 내놓은 주요 거장들의 작품 120여점이 대상입니다.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미술품을 전시하는 화랑이 경매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
서울옥션과 케이옥션 등 주요 미술품 경매사들의 무분별한 운영으로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며 항의 성격으로 개최한 것입니다.
화랑협회는 경매사들이 연 80회 이상 지나치게 많은 경매를 열었고, 작가들에게 접촉해 직거래를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한국 젊은 작가를 세계에 내놔야 하는데 그런 과정없이 경매에서 팔리다 보니까 인기있는 작가는 작품성보다 작품가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경매사들은 이에 대해 특별한 입장은 없는 상황.
다만, 서울옥션 관계자는 "미술 시장의 성장이 중요하다면서도, 상생을 위해서라면 경매 횟수는 논의해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과거 2007년 미술 호황기 때도 화랑과 경매사가 대립했듯, 이번 논란 역시 미술계가 맞은 호황이 배경이 됐습니다.
지난해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9,157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화랑과 경매사 모두 매출이 2020년 대비 3배 가량 뛰었습니다.
미술품을 사려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작가와 작품 모시기가 경쟁적으로 나타나는 상황.
일각에선 '밥그릇 싸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미술 시장의 두 축이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뉴스TV 박효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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