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즘] 우후죽순 만들더니…짙어지는 대학 '폐교' 그림자
[오프닝: 이광빈 기자]
안녕하십니까. 이광빈입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모색하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 주 뉴스프리즘이 풀어갈 이슈, 함께 보시겠습니다.
[영상구성]
[이광빈 기자]
학령인구가 줄면서 대학들이 생존을 걱정하는 상황에 몰려 있습니다. 올해 폐교하는 강원관광대를 포함해 지난 20여년간 대학 22곳이 문을 닫았는데요. 재정난에 15년 동안 동결해온 등록금을 올리는 대학도 나왔습니다. 물론 폐교에는 사학 비리까지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 횡령 규모가 총 천억원대에 이르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학령인구 감소 현상 속에서 대학의 생존 위기는 더욱 커질 것입니다. 더구나 기존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외 대학으로 진학하려는 학생들은 점점 늘어나는데요. 먼저 대학의 커지는 재정 위기 상황, 이화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곳간 비는 대학들…"영어유치원보다 적은 등록금" / 이화영 기자]
[기자]
새 학기 강원관광대학교는 신입생을 받지 않습니다.
이번 달을 끝으로 학교가 문을 닫습니다.
재정 여건이 나빠진 데다 학령인구가 줄어 신입생 모집이 어려워지면서 지난달 자진 폐교를 신청했습니다.
최근 대학들이 느끼는 재정 위기는 미래를 기약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학령인구 감소 위기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고등교육 대전환을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에 상응하는 재정 투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국립, 사립을 막론하고 실제로 예산구조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추진하기 매우 어려운 구조, 내년의 예산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총수입에서 등록금 수입이 절반 이상으로 의존율이 높은 사립대들은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 광주예술대를 시작으로 사립대 22개교가 폐교했습니다.
특히 비수도권에 위치한 사립대 중심으로 재정난은 악화하는 상황.
지난해 경영위기가 우려되는 사립대는 총 38곳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비수도권 사립대가 29개교로 약 80%를 차지했습니다.
"학생 수가 계속 줄다 보니까 학과 수를 줄이고 그러다 결국은 폐교 상황까지…중소도시에 소재한 지역 대학에 더 영향을 크게 미칠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런 상황에 지난 15년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를 깨고 광주 조선대, 대구 계명대 등 지방 사립대 곳곳에서 등록금을 인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대학가에서 "등록금이 영어 유치원비보다 싸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등록금 동결 후폭풍이 크기 때문입니다.
"다른 수입원이 없는 상태에서 열악한 재정 구조를 해결하려고 하면 결국은 국고에 의존하거나 등록금에 의존하거나…딜레마는 학생 유치가 어려운데 등록금 올리면 더 못 오는…"
등록금이 오르는 만큼 교육비 부담은 커지는 한편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을 고려하면 등록금 인상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학생 수는 계속해서 많이 줄어들 것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등록금 수입 중심으로 대학을 운영하는 데는 한계가 올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교육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지방대학을 육성할 수 있는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살아남을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대학들에 정부가 고등교육에 공공성을 확보한다는 관점에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연합뉴스TV 이화영입니다.
#대학 #등록금 #폐교
[이광빈 기자]
전국 4년제 사립대의 어려운 현실을 전반적으로 보셨는데요. 지원도 잘 받고 투자도 잘하는 대학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포스코가 출연 설립한 포스텍인데요. 최근 1조원 이상 규모의 투자를 결정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황정현 기자입니다.
[위기를 기회로…포스텍 "1조원 투자해 세계 정상으로" / 황정현 기자]
[기자]
지난 1986년 개교한 포스텍은 최고 수준의 연구 중심 대학을 목표로 설립됐습니다.
재학생들은 다양한 체험과 연구 기회 등 많은 지원을 포스텍의 매력으로 꼽습니다.
"소수 정예다 보니까 확실히 다른 학교들보다 저희가 받을 수 있는 지원이나 기회가 훨씬 더 많다는 점에서 끌렸습니다."
하지만 수도권 집중과 인구 감소, 지방소멸 위기 등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로 인한 어려움은 지역에 소재한 포스텍도 피해 갈 수 없었습니다.
국내 사립대학들은 최근 5년 넘게 매년 수천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연구시설과 기자재 등 고정자산 사용에 따라 발생하는 감가상각비까지 포함한 실질 운영 이익을 살펴보면, 지난 2017년부터 적자 폭이 급증해 3천억원대까지 확대됐습니다.
대학 수입에서 학생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등록금 의존율은 최근 3년 동안 줄었지만, 많은 사립대학이 여전히 재정의 절반 이상을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학생 수 감소와 등록금 동결에 따른 결과로, 이는 대학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며 운영난이 반복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여러 위기 속, 최근 포스텍은 1조 2천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우리 정부와 지자체가 각각 1천억씩 글로컬 개혁 사업을 통해서 지원하기로 확정이 됐고 대학의 법인이 8천억의 재원을 투자하기로 최종 결정이 됐습니다."
올해부터 오는 2033년까지 10년에 걸쳐 세계 1%의 최고 석학과 인재 유치에 나섭니다.
교수 정년을 70세까지 연장하는 등 안정적인 연구환경 조성과 성과 기반에 따른 파격적인 성과급 제도 도입에도 나섭니다.
또 수소와 원자력, 바이오와 반도체 등 지역 특성과 연계한 연구개발 R & D 센터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학부생 전원에게 창업 등 체험을 위해 1천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지급하고, 미국 최우수 대학 파견, 박사과정 전원 해외파견 기회를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