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목에 전기료 인상 청구서 달기' 가능할까?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오프닝: 이광빈 기자]
시민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 한국 사회에 화두를 던지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시작합니다!
이번 주 이 주목한 이슈, 함께 보시죠.
[영상구성]
[오프닝: 이광빈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가 전기요금에도 미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럽의 에너지 대란, 전기요금 상승이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게 된 것입니다. 4분기에만 전기요금이 4인 가구 기준 월평균 2,270원 올랐습니다. 그런데 요금 인상 압박이 더 심해질 전망입니다.
연료값이 치솟아 전력 구매비가 폭등하는 탓인데요. 한국전력의 천문학적 적자 최대 요인은 이렇게 팔수록 손해나는 요금체계가 꼽힙니다.
김장현 기자입니다.
['적자의 늪' 빠진 한전…1㎾h 팔면 50원대 손실 / 김장현 기자]
가정부터 공장까지 한국전력은 국내 전력 공급을 사실상 독점합니다.
하지만 한전은 전력을 생산하지는 않습니다. 발전사들이 만든 전력을 사와 소비자들에게 송배전망을 통해 파는 겁니다.
그런데 한전이 전력을 사오는 값인 계통한계가격, SMP는 7월 말 기준 ㎾h당 166.5원, 1년 만에 109% 뛰었습니다.
반면, 판매단가는 113.8원으로 같은 기간 단 6%만 올랐습니다.
단순계산으로도 팔 때마다 돈을 벌기는 커녕, ㎾h당 50원 넘게 손해가 납니다.
"전기요금이 두 배 이상은 올라야 적자가 해소될 수 있는 상황인데 올해 요금 인상 수준은 18%에 불과하기 때문에 적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물론, 근본 원인은 국제 에너지값 폭등입니다.
8월 기준 천연가스 가격은 1년 전보다 84%, 석탄 가격은 149%나 폭등했습니다.
"러시아가 강제로 노드스트림 1에 대한 공급을 중단하면서 (LNG) 물량 경쟁이 벌어졌고 전력 도매가격을 상승시켜 전력 원가가 상승하게 된 거죠."
연료비 폭등에 전력 구입비는 나날이 치솟는 반면, 요금 인상폭은 제한되거나 아예 정치적 결정으로 막히니 거액 적자는 불가피합니다.
"유럽은 작년부터 전기요금을 서서히 올리면서 충격에 버틸 수 있도록 한 반면에 우리는 조정을 안 하다 보니까 적자가 커진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한전의 적자는 상반기만 사상 최대인 14조3,000억원, 연말까지 30조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올해 정부 예산 5%에 맞먹습니다.
돈이 달리자 한전은 매달 2조원 넘는 채권을 찍어 조달한 빚으로 전기를 사오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연초 38조원선이던 회사채 발행액이 9월 말 60조5,000억원으로 불어났고 내년엔 한도가 차 더 이상 발행할 수도 없습니다.
상장기업 한전이 흔들리면 전력 공급망 불안은 물론, 주주들의 이익 침해 문제도 불거집니다.
"자금이 부족해지고 있기 때문에 송배전망 계통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발전은 했는데 (전기를) 보낼 방법이 없는 거죠. 한전은 사실 주식회사이지 않습니까 나아가 미국에 상장이 돼 있어요."
결국 적자 해소와 전력 생태계 유지를 위한 큰 폭의 요금 인상 압박은 한동안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연합뉴스TV 김장현입니다.
[이광빈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폭등한 에너지값, 전기요금 탓에 가장 비상이 걸린 지역은 유럽입니다.
특히 겨울철을 앞두고 에너지 소비 감축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에선 당장은 '아껴쓰기' 밖엔 답이 없는 상황입니다. 빛의 도시 파리가 에펠탑 소등 시간을 두시간 앞당겼고, 마크롱 대통령은 터틀넥을 입고 나타났습니다.
이 자체로 에너지 절약 효과는 크지 않을텐데, 이렇게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시민들에게 인식시키면서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려는 의도일 겁니다.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 나오는 절약 대책들, 김지선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불꺼진 에펠탑'…유럽 각국도 에너지 아껴쓰기 비상 / 김지선 기자]
프랑스 파리의 상징 격인 에펠탑.
원래 다음날 새벽 1시까지 환하게 반짝였지만, 지난달부터 자정도 되기 전 모든 불이 꺼집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섭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기후 변화가 촉발한 에너지 위기로 인해 시 전체적으로 3,500만 유로의 추가 비용 부담이 생겼습니다."
유럽 국가 중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가장 높은 독일은 일찌감치 야외 조명 소등에 나섰습니다.
베를린시의 관광명소 베를린 돔 역시 근처 동상의 형태가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두워진지 오래.
뮌헨시는 교통량이 적은 시간대 신호등의 절반 정도를 소등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와 독일 모두 공공기관의 내부 온도를 19도 이상 올릴 수 없고, 화장실에선 찬 물로 손을 씻어야 합니다.
이탈리아는 프로축구 야외 경기장 점등 시간을 4시간 이내로 제한했고, 스페인의 경우 냉난방 효율을 높이기 위해 건물의 자동문 닫힘장치 설치를 의무화했습니다.
스위스도 현재 가스 배급제 시행을 검토 중인데, 이 제도가 실시되면 수영장, 체육관 등에서 온수 사용이 금지되고 정해진 실내 온도를 초과하면 처벌까지 감수해야 합니다.
'사우나의 나라' 핀란드에선 일주일에 한 번만 사우나를 하고, 샤워 시간도 5분 안쪽으로 줄이자는 캠페인까지 등장할 정도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에너지값 폭등 탓에 지금 유럽은 어느 때보다 춥고 길 겨울을 대비한 각종 고육책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김지선입니다.
[코너 : 이광빈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난을 격고 있는 유럽에서는 단순히 전등을 끄고 온수를 아껴쓰는 것 외에도 에너지 절약을 위한 방안이 다각도로 강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속가능하게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히트펌프가 가정용 난방비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독일 등에서는 정부가 히트펌프 보급 확대에 팔을 걷어붙이기도 했습니다. 히트펌프, 듣기에 생소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