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군부 쿠데타 항의 시위에 나섰다가 경찰의 실탄 사격을 받은 20살 여성 킨 씨가 뇌사 상태에 빠진 가운데 가족들이 산소호흡기 제거에 동의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산소호흡기가 제거되면 이 여성은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다 목숨을 잃는 첫 번째 희생자가 돼 향후 반(反) 쿠데타 시위 양상에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얀마 현지 언론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킨 씨가 입원 치료 중인 네피도 병원의 한 의사는 킨 씨가 머리에 총격을 받은 지난 9일 뇌사 상태에 빠져 그동안 생명유지장치로 연명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또 킨 씨의 가족들이이 현지시간 13일 오전 산소호흡기 제거에 동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킨 씨는 지난 9일 네피도에서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물대포를 피해 버스 정류소에 있던 중 경찰이 쏜 실탄에 머리를 맞고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킨 씨는 지난해 11월 총선 때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했습니다.

킨 씨의 언니는 "동생에게 벌어진 일로 가족들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동생의 고통을 보상하기 위해 온 국민이 군부독재가 뿌리 뽑힐 때까지 계속 싸워 달라고 촉구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행위가 벌어졌지만 정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면서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구금하고 정권을 잡았습니다.

이후 군 당국의 시위 자제 촉구에도 불구하고 쿠데타를 규탄하는 거리 시위가 미얀마 전역에서 8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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