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길 전 대사대리 망명에 대한 궁금증, 외교안보국제부 박수유 기자와 최대한 풀어보겠습니다.
1. 조성길 전 대사대리는 북한에 있는 딸이 가장 위험해질 수도 있는 한국으로 왜 왔을까요?
네. 조성길 대사대리가 로마에서 잠적했을 때 애초 목적지는 한국이 아니었습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미국 망명은 거부당했고요.
그 다음으로 선호했던 곳은 오랜동안 생활했던 유럽, 그 중에서 북한 대사관이 없는 프랑스였습니다.
아무래도 신변 우려 때문이었을텐데요.
하지만 프랑스 망명에도 실패하면서 결국,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한국 밖에 남지 않은 겁니다.
2. 자의로 왔다면, 왜 그동안 1년 넘게 공개를 안 한 건가요?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 전 대사대리도 딸 등 북한에 있는 가족 신변을 우려해 한국에 온 사실 공개를 원치 않았고요.
우리 정부도 남북관계를 고려해 관련 정보를 통제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1997년 황장엽 비서와 2016년 태영호 전 공사 공개 망명은 보수 정권이 선전 효과를 노린 측면이 크고
그밖의 인사들은 조용히 들어온 경우가 더 많습니다.
3. 그럼 그동안 북한은 몰랐을까요?
북한도 알고 있었습니다.
북한은 조 전 대사대리 잠적 이후 계속 행적을 찾고 있었고
그러다 석달 뒤 부인이 동유럽 국가에서 딸 걱정에 로마 북한대사관으로 전화를 걸면서 어디에 있는지 드러났습니다.
이후 북한의 회유가 계속됐고 한국행 비행기를 타는 순간까지 북한은 조 전 대사대리 움직임을 거의 실시간으로 파악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우리 정부가 공개하지 않은 만큼 북한도 외교관 탈북이란 치부를 먼저 드러내지 않고 침묵한 것으로 관측됩니다.
4. 우리 공무원 피격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좋지 않은, 하필 지금 이 시점에 공개가 됐는지도 의문입니다.
조 전 대사대리 부인이 북한에 두고 온 딸 걱정에 북으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하면서 이런 사실이 드러난 것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조 전 대사대리는 아버지가 이미 사망해 북한 직계 가족이 없지만
부인 이광순 씨는 아버지 이도섭 전 태국 대사를 비롯해 딸까지 북에 남아 있는 만큼 이해관계가 달랐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정권 차원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의원]
"여권에 불리한 이슈가 생겼을 때 이게 왜 공개됐느냐 결국 물타기용이다 국면전환용이다."
5.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정치적 의도는 부인했죠. 그렇다면 부인은 지금 딸이 보고 싶다며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거잖아요. 가능합니까?
만약 부인이 직접 기자회견을 연다거나 모습을 드러낸다면 북한이 류경식당 종업원 때처럼 북송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공개 요구에 나설지 또 부인 뿐 아니라 조 전 대사대리도 함께 보내라고 할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정부 역시 우리 국민을 북한에 보낼 수 없다는게 기본 입장으로 현재 부부 모두 출국 금지 상태입니다.
아직은 침묵 중인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도 주목해봐야겠네요. 박수유 기자와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