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사가 가팔라 삿갓섬으로 불리는 경남 남해군의 노도입니다.
걷기 힘든 어르신들을 위해 5억 원을 들여 모노레일을 만들었는데, 1년이 넘도록 운행을 못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이유인지 홍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할머니가 노도선착장에서 섬 중턱 마을까지 이어진 언덕길을 오릅니다.
78미터, 비교적 짧은 거리지만 가파른 경사에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오릅니다.
세 번 정도 쉬지 않으면 이 길을 오를 수 없습니다.
[박선엽 / 노도 주민(77세)]
"숨이 가쁘지요. 무릎도 아프고. 쉬고 올라오고, 쉬고 올라오고 그렇지요. 세 번정도 쉬고 올라옵니다."
보행기에 의지해야하는 95살의 할머니는 육지로 나갈 일이 아니면 언덕길은 엄두도 내지 않습니다.
[노도 주민(95세)]
"힘들지 올라오려 하면 어쩌다가 한 번 병원에 가면 나가야지."
마을로 이어지는 가장 가까운 언덕길인데요.
경사도가 최고 30퍼센트로 스키장 상급자 코스 수준입니다.
주민 불편에 남해군은 지난해 2월 예산 5억 원을 들여 6인용 모노레일을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1년 반이 넘도록 주민들은 타보지도 못했습니다.
남해군이 전문 관리인을 두지 않으면 모노레일 운행을 할수 없는 현행 법조항을 검토하지 않은 결과입니다.
뒤늦게 사실을 파악하고 부랴부랴 관리인 모집에 나섰지만, 여태 구하지 못했습니다.
[남해군 관계자]
"사람을 구해서 하는 게 지금 어렵다보니까. 자격을 보유한 업체가 있더라고요. 계약을 진행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는 정상 운영하겠단 입장이지만, 현행법조차 검토하지 않은 미숙한 행정 처리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채널A 뉴스 홍진우입니다.
영상취재 김덕룡
영상편집 최동훈
홍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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