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8차 사건의 재심 첫 재판에서 재판부가 과거 판결 과정의 잘못을 인정하고, 범인으로 몰려 복역한 윤 모 씨에게 사과했습니다.
수원지방법원은 과거 8차 사건 범인으로 검거돼 20년간 복역한 윤 씨의 재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습니다.
재판부는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억울하게 잘못된 재판을 받아 장기간 복역한 데 대해 한 명의 판사로서 죄송함을 느낀다"며 윤 씨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습니다.
이어 "이춘재의 자백 내용이 신빙성이 있고, 당시 수사자료들도 위법한 증거로 볼 수 있다"며 윤 씨의 무죄 선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윤 씨 측은 "무죄 선고만큼이나 과거 수사와 재판 과정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실체적 진실을 가려달라"며 이춘재를 비롯해 과거 수사 담당자 등을 직접 법정에 불러 신문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검찰도 "과거 검찰과 경찰 수사관 등 주요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신청하는 등 윤 씨의 신속한 권리구제를 위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윤 씨와 검찰 측 의견을 받아들여 다음 달 19일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이춘재 등의 증인 신청 여부를 정하기로 했습니다.
재판 직후 윤 씨는 재심 재판부의 사과에 감사하다며 "과거 유죄 판결을 내린 판사들의 사과도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춘재 8차 사건은 지난 1988년 9월, 13살 박 모 양이 자신의 집에서 성폭행을 당한 뒤 숨진 사건으로, 윤 씨가 범인으로 지목돼 20년을 복역했지만, 이춘재의 자백 등으로 재심이 결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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