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나비' 발레리나 강수진 씨가 지난 22일, 독일에서의 공연을 끝으로 30년 현역 무용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한국 발레계의 해외 진출 1세대인 강수진 씨는 1985년 스위스 로잔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를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듬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동양인 최초로 입단했고, 군무부터 시작해 1996년 수석무용수 자리에 올랐습니다.
1999년 '무용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을 받았고, 2007년에는 예술적 경지에 오른 사람에게 주어지는 장인의 영예인, '캄머 탠처린' 즉 궁중 무용가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세계 정상의 발레리나로 우뚝 선 강수진 씨는 2014년, 한국의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으로 취임하게 됩니다.
단장직을 받아들이면서 은퇴를 결심했다고 하는데요.
이미 국내에서는 지난해 11월, 은퇴공연을 마쳤습니다.
[강수진 /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지난해 11월 국내 은퇴공연) : 항상 바통은 좋은 때 물려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에게 제일 중요한 건 후회 없이 그만둔다는 느낌, 저는 아쉬움은 하나도 없어요.]
발레리나로서 그녀의 마지막 무대는 현지시간 22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오네긴' 공연.
여주인공 타티아나 역할이었습니다.
푸시킨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오네긴'은 강수진 씨의 대표작으로, 1996년 처음 여주인공 '타티아나' 역을 맡았습니다.
1999년 '브누아 드 라 당스' 상을 안겨준 운명 같은 작품이기도 한데요.
마지막 공연이 끝나자 감동적인 모습이 연출됐습니다.
무대 위에는 '사랑합니다 수진. 모든 일에 행운이 가득하길'이라고 적힌 스크린이 펼쳐졌고, 1400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이 붉은색 하트와 당케 수진, 고마워요 수진이라고 적힌 카드를 들어올린 건데요.
마지막 무대를 마친 강수진 씨는 무대에서 무용하는 그 자체를 좋아했다며, 관객들이 그 무대를 행복하게 기억해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새로 맞게 될 그녀의 제 2의 인생에 박수와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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