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미약품이 늑장 공시 의혹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거짓 해명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처럼 늑장 공시 의혹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주식 폭락 당일 20%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공매도 세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대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한미약품이 받은 신약 개발 중단 통보는 기술 이전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자율공시 사항입니다.

따라서 한미약품이 공시 내용을 전자공시시스템에 직접 입력하고 '엔터키'만 누르면 끝납니다.

이런데도 한미약품은 기자회견에서 엉뚱한 해명을 내놨습니다.

[김재식 / 한미약품 CFO : 이 입력한 사실을 증권거래소 담당자가 검토해서 승인함으로써 공시가 됩니다.]

[채현주 / 증권거래소 공시부장 : 시스템상에서 저희가 사전에 검토하거나 승인하는 절차는 없습니다.]

물론 한미약품이 밝힌 '사전 검토 단계'가 필요한 공시 내용이 따로 있습니다.

'합병'이나 '20% 이상 감자' 등 기업에 큰 변화가 있을 때인데, 이번 한미약품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29일 오후에 한미약품이 1조 원대 수출 계약을 따냈다는 호재성 공시는 거래소를 찾지 않고 직접 입력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겁니다.

악재성 공시 때와는 많이 다릅니다.

자율공시는 익일 공시 의무입니다.

만약 29일에 소식을 들으면 다음 날인 30일 내에서만 하면 됩니다.

따라서 한미약품이 저렇게 늦게 하더라도 불법이나 탈법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런데 저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여기서 바로 '공매도'라는 키워드가 등장합니다.

공매도는 없는 주식을 판다는 의미입니다.

100원짜리 주식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가 주식을 빌려서 100원에 팔고 나중에 주식이 90원이 되면 다시 사서 주식으로 갚아 10원을 남길 수 있는 제도입니다.

지난달 30일 공매도 수량은 10만 4천여 주, 액수로 치면 616억 원입니다.

이게 어느 정도냐면요.

올해 하루 평균 공매도 수량은 4천9백5십 주에 불과해 액수로 치면 9월 한 달 전체 공매도 금액과 비슷합니다.

따라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공매도 세력을 의심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만약 이들이 최고가에 팔고, 최저가에 주식을 다시 샀다면 1주당 15만2천 원씩 차익이 생기는 건데 23%가 넘는 수익률입니다.

참고로 30일 당일, 기관은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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