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6년 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라돈 침대' 사건 기억하시죠.
당시 "전량 수거해 폐기한다"고 발표했지만, 전량 수거는 커녕 일부는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와 있습니다.
다시 간다, 백승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8년 매트리스에서 폐암을 유발할 수 있는 1급 발암물질 라돈이 검출돼 논란이었던 '라돈 침대' 사태.
당시 회수된 침대들은 어떻게 됐을지 다시 가봤습니다.
충남 천안의 대진침대 본사.
침대 7만여 개와 부속물 총 480톤이 곳곳에 쌓여 있습니다.
검은 차양막 안에는 라돈이 검출된 매트리스 폐기물이 비닐로 쌓여서 보관되어 있는데요.
이곳에 5년 넘게 방치되면서 군데군데 뜯긴 자국들도 보입니다.
[대진침대 관계자]
"기관한테 물어봐. 우리가 마음대로 뺄 수 있는 물건도 아니고. 6년 동안 이게 뭡니까?"
폐기물 처리시설로 옮겨 소각하기로 했지만 지역사회의 반대가 거셉니다.
[천안시 관계자]
"처리장이 국내에 군산 공공처리장 밖에 없는데 그쪽에서 반대해서요. 환경부도 현재 백방으로 다른 처리장들 알아보고 있는데요."
장마철 폭우에 침대 속 발암물질이 땅 속으로 스며들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실제 지하수에서 라돈이 검출돼 불안을 호소하는 농가가 적지 않습니다.
대규모 비닐하우스 농가들이 밀집된 충남 부여군 일대입니다.
2년 전 이곳 지하수에서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검출돼 문제가 됐습니다.
당시 라돈 농도를 측정한 결과 기준치의 최대 20배가 나왔는데, 농사를 접는 것 외엔 사실상 손 쓸 방도가 없는 상황입니다.
[윤석근 / 농민]
"(수질) 검사를 자주 해갔어요. 우리는 라돈이 있는지 없는지는 몰랐지만. 걱정은 되죠. 걱정은 돼요."
또 다른 문제는 라돈이 검출된 제품 수거율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겁니다.
라돈 문제가 불거진 침대와 장판 등 제품 28만여 개 가운데 현재까지 13만여 개만 회수됐습니다.
현재도 중고 거래 사이트에선 판매나 무료 나눔 목적으로 라돈 검출 제품 수십 개가 올라와 있습니다.
[라돈 검출 제품 판매글 게시자]
"이게 리콜 제품인지는 전혀 몰랐고요. 그런 줄 알았더라면 내놓았겠어요? 말씀 많이 해주셔서 지금 글 내렸습니다."
정부는 제품 회수율을 높이겠다고 밝혔지만 수거가 이뤄진다해도 방치되는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간다, 백승우입니다.
백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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