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풍향계] 영원한 적도, 당적도 없다…'색 바꾼' 총선의 풍경
[앵커]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에도 공천 과정에 반발해 당적을 바꿔 출마한 사례가 속출했는데요.
영원한 '적'도, '당적'도 없는 총선의 풍경을 장윤희 기자가 여의도풍향계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이 꼭 들어맞는 동네가 정치권이 아닐까 싶습니다.
취재 현장에서 지켜보면 '영원한 당적도 없어' 보입니다.
올 총선에서도 당색을 바꿔 출마한 후보들이 즐비한데요.
먼저 서울 영등포갑으로 가봅니다.
영등포갑 현역 김영주 의원, 며칠 전까지만 해도 민주당 몫 국회 부의장을 지냈습니다.
하지만 현역 하위 평가에 반발,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당'으로 전락했다며 탈당해 '빨간색 점퍼'로 갈아입었습니다.
"너무 환영합니다. 그동안의 고뇌와 고통을 제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당에서 나를 받아줬을 때 내 역할이 있겠다 생각을 해서 노력하고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이튿날 이재명 대표는 영등포갑 지역을 찾아 채현일 후보 지원에 나섰는데, 김영주 의원을 너끈히 이길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탈당하시고 상대 정당으로까지 가시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안 됩니다."
"구민의 이름으로 당원의 이름으로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반드시 응징하겠습니다."
국민의힘 비례대표를 지내다 탈당해 의원직을 포기한 허은아 전 의원은 개혁신당 후보로서 영등포갑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탈당파 대결'이 펼쳐진 셈입니다.
"옷 색깔만 바뀐다고 해서 그 정치인이 생각해왔던 정치 철학이 달라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허 후보를 전략공천한 김종인 개혁신당 공관위원장 또한 진보와 보수 정당을 오가며 선거를 지휘했던 인물입니다.
이처럼 색깔을 바꿔가며 펼치는 승부는 이들 사례 뿐만이 아닙니다.
출마는 필수, 당적은 선택이기 때문일까요?
대전 유성구 이상민 의원의 경우 열린우리당, 자유선진당,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이제는 국민의힘 후보로 총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의원 경쟁 상대인 민주당 영입인재 황정아 박사는 '세대교체'를 외치고 있습니다.
민주당 공천 배제에 반발해 탈당한 홍영표·설훈 의원은 '민주연대'를 꾸렸습니다.
"윤석열 심판, 이재명 방탄 청산을 바라는 모든 분들과 힘을 합하겠습니다."
이재명 지도부와 충돌해온 이원욱 의원과 조응천 의원은 탈당해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으로 갔습니다.
두 의원은 각각 화성과 남양주 현 지역구에서 출마를 준비 중입니다.
함께 탈당한 김종민 의원은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로 입당해 지역구를 세종으로 옮겨 출마합니다.
당적 변경은 흔히 '새'에 많이 비유됩니다.
훨훨 날아다니는 '새'처럼 당적을 바꿨다는 의미입니다.
이 때문에 탈당자에게는 '철새' '독수리' '불사조' 등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 붙었습니다.
뉘앙스는 사뭇 다릅니다.
2003년 한나라당을 탈당한 개혁 성향의 김부겸·김영춘·안영근·이부영·이우재 전 의원 등은 인기 만화영화 제목을 본따 '독수리 5형제'로 불렸는데요.
이들이 주창한 지역주의 타파 등의 명분은 열린우리당 창당 명분으로도 활용됐습니다.
이인제 전 의원은 '불사조'에 빗댄 '피닉제'로도 불립니다.
이 전 의원은 통일민주당, 새천년민주당, 자유선진당, 무소속, 새누리당 등 당적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올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소속으로 논산·계룡·금산에 도전했지만 공천을 받지 못했습니다.
진영 전 복지부 장관은 17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서울 용산에 당선됐었습니다.
하지만 20대 공천에서 컷오프되자 탈당해, 민주당 당적으로 당선됐습니다.
당적을 바꿔 출마한 이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정말 구구절절합니다.
정치적으로 불가피한 '결단'이란 반응, 원칙 없이 옮겼단 '철새' 비판이 공존하는 이유인데요.
한달 뒤에 나올 총선 민심의 성적표가 궁금해집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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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김효섭
AD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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