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원 내고 목숨 건 관광…실종 잠수정, 탑승객 안전에는 뒷짐
[앵커]
이 심해 잠수정은 한사람당 비용이 3억원을 넘는, 초고가 관광 상품입니다.
탑승객들 역시 대부분 억만장자였는데요.
인간의 발길이 닿은 적 없는 깊은 바닷속은, 우주만큼이나 '슈퍼리치'들이 선호하는 여행지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비싼 요금을 받으면서도,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었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불침선'이라 불릴 만큼 당대의 혁신 기술이 총동원됐지만 결국 침몰하고 만 여객선, 타이태닉호의 비극이 되풀이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어서 로스앤젤레스 임미나 특파원입니다.
[기자]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해저탐사업체 '오션게이트 익스피디션'이 운영하는 타이태닉호 관광상품은 총 8일간 진행되는 심해 투어입니다.
한번 잠수할 때마다 8시간 동안 해저 협곡과 난파선들을 둘러보게 됩니다.
1인당 경비는 25만 달러, 우리 돈 약 3억4천만원입니다.
일반인은 상상도 못 할 금액인데, 그러다 보니 위험하면서도 독특한 극한의 체험을 추구하는 전 세계 갑부들이 주요 고객입니다.
이번에 잠수정 여행에 나섰다 실종된 승객의 면면을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영국 억만장자 해미쉬 하딩, 파키스탄계 영국 재벌 샤자다 다우드와 그 아들, 타이태닉호 탐사 전문가 폴 앙리 나졸레 등이 잠수정에 올랐다 실종됐습니다.
이 중 하딩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탐사기업 블루오리진의 로켓을 이용한 우주여행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잠을 잘 수도 없습니다. 좋은 소식이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매초, 매분이 한 시간처럼 길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타이탄의 운영업체가 안전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여행 참가자들은 업체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면책서류에 서명해야 했는데 이 서류에는 신체적 부상이나 장애, 정신적 트라우마, 심지어 사망에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이 문서엔 또 잠수정이 시제품으로서 공인기관으로부터 승인받거나 검사를 통과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잠수정 운영사 내부에서도 안전 우려가 제기됐고, 전문가들은 탑승자 보호를 위해 전문기관으로부터 시험을 받으라고 권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 잠수정은 매우 위험합니다. 인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설계와 제작, 테스트 과정에서 아무런 검증도 없었습니다."
이 잠수정이 비디오게임을 할 때는 쓰는 무선 컨트롤러로 조작됐다는 사실도 논란거리입니다.
컨트롤러를 이용한 조종 자체는 군에서도 이미 채택한 방식이지만 블루투스를 이용한 무선 연결은 끊길 위험이 있다는 겁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연합뉴스 임미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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