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 누가 갑자기 문을 열면 어쩌나'

이런 걱정을 해야 하나 싶습니다.

세부에서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난동을 부린 남성이 구속됐습니다.

화면으로 보시죠.

이번엔 10대 남성이었습니다.

그제 새벽 필리핀 세부를 출발해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난동을 부렸습니다.

180명 넘게 탄 비행기가 한창 하늘을 날고 있을 때 벌어진 일입니다.

비상구 쪽 자리였던 이 남성은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했고 승무원은 이 남성을 잘 보이는 앞쪽 좌석으로 옮겼습니다.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격리 차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후에는 더 과격해졌습니다.

비행기 앞쪽의 탑승구로 다가가려는 시도가 수차례 반복됐고, 난동으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비행기 내에서 결박된 상태로 구금됐습니다.

이 10대 남성은 간이 마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습니다.

구속되기 전 취재진을 만났을 때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A 씨 / 항공보안법 위반 피의자 (어제) : (비행기 문은 왜 열려고 하셨어요?) ……. (구명조끼 개수는 왜 물어보셨어요?) 공격당하는 느낌 받았습니다. (누가요?) 제가요. (문 열면 위험할 거라는 생각 안 하셨어요?) 대한민국 권력층에게 공격받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찔했던 기억을 다시 떠오르게 한 사건입니다.

지난달 26일, 실제로 날고 있던 비행기 비상문이 열렸습니다.

승객들을 위험에 빠트렸던 당시 30대 승객은 항공보안법 위반과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항공보안법에선 비행기 안에서의 폭행이나 협박을 10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했습니다.

형법상 폭행죄가 2년 이하 징역인 것과 비교하면, 경중을 가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지적을 내놓습니다.

[승재현 / 한국법무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YTN 뉴스라이더) : 10년 이하면 위에 최고 상한이 10년이에요. 최하는 1개월밖에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몇 년 이하라는 것은 최저 형량이 1개월밖에 안 되기 때문에 제가 아까 말씀 올렸다시피 정말 문이 열리면 183명의 생명은 누구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비상구 쪽 좌석은 팔지 않겠다는 대책이 나오기는 했지만, 이걸로는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여전합니다.

비행 중에는 작고 사소한 것도 대형 참사로 번질 수 있는 만큼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중략)

YTN 김영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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