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1세기판 술탄이라 불리는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경제 파탄에 대지진 부실 대응까지 겹쳤는데도, 이번 선거 승리로, 최장 30년에 달하는 사실상 종신집권이 가능해졌습니다.
권갑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도로를 가득 채운 차들이 경적을 울립니다.
에르도안 대통령 지지자들은 거리로 나와 튀르키예 국기를 흔듭니다.
지난주 1차 투표 당시 과반 득표를 하지 못했던 에르도안은 결선 투표에서 52.14%의 득표율로 3번째 대권 도전에 성공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 튀르키예 대통령]
"승리자는 우리만이 아닙니다. 진정한 승리자는 튀르키예 국민들입니다!"
2003년 당시 내각책임제였던 튀르키예에서 마흔 아홉의 나이로 총리가 된 에르도안은 2014년 직선제로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중임 중 조기 대선을 통해 당선되면 추가로 5년 재임이 가능하도록 헌법을 개정했고, 이번 선거로 2028년까지 임기를 확정한 에르도안은 2033년까지, 최장 30년 집권이 가능해졌습니다.
4~50%대에 달하는 물가상승률과 미흡한 지진 대처로 정권 교체가 예상됐지만 에르도안은 지역 패권국으로 '강한 튀르키예'를 표방하면서 민족주의 표심을 결집했습니다.
[에르칸 오즈데미르 / 에르도안 지지자]
"이번 대선 결과는 최선입니다. 다음 100년도 이렇게 유지되길 바랍니다."
당선 직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에르도안을 '친애하는 친구'라 표현하며 "선거 승리는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축전을 보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튀르키예는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오히려 러시아의 공급망 통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내에서도 이단아로 불리는 에르도안이 사실상 종신 집권의 길에 들어서면서 외신들은 튀르키예와 서방의 관계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채널A뉴스 권갑구입니다.
영상편집 : 김지향
권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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