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튀르키예를 돕기 위한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희가 어떤 물품들이 왔는지 물류센터에 가보니 90%가 중고용품이었는데요.
차마 쓸 수 없는 폐기품도 적지 않은데 분류 조차 할 수 없어 그냥 튀르키예로 보낸다고 합니다.
조민기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튀르키예로 보낼 구호품이 모이는 인천공항 물류센터.
전국에서 구호품을 싣고 온 트럭 10여 대가 창고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입구에 줄지어 서 있습니다.
안에서는 지게차가 쉴 새 없이 상자를 나르는데 이미 빽빽하게 차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은 상자를 열고 도저히 보낼 수 없는 것만 골라 포대에 따로 담습니다.
[현장음]
"어 이거 좀 오래됐고 갈라졌네요. 이거 보내면 안 될 것 같아요."
물류창고 한편엔 이렇게 중고물품들이 제 키 높이까지 쌓여 있는데요.
절반도 안 남은 설탕 봉지나 때 묻은 유아용 신발 한 짝, 먼지 쌓인 여행 가방 등 현지로 보낼 수 없는 물건도 가득합니다.
오늘 하루 폐기물이 80kg짜리 포대 자루로 15개나 나왔습니다.
작동될까 싶은 온풍기와 전기 포트 같은 낡은 가전제품도 한가득입니다.
[부세 귈레츠 / 튀르키예인 자원봉사자]
"보낼 수 있는 그런 물품들을 선택하고 있어요. 거기(튀르키예)는 지금 전기도 없고 세탁도 못 하고."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은 위생 등 현지 사정을 이유로 새 제품을 요청하고 있지만, 구호품의 90% 이상이 중고인 상황. 이 중 10%는 도저히 사용하기 어려운 물건들입니다.
하지만 어제오늘 들어온 구호품만 120톤에 달하다 보니 세세하게 분류하기 어렵습니다.
사실상 상자째 그대로 튀르키예로 보내지는 것도 있습니다.
[부세 귈레츠 / 튀르키예인 자원봉사자]
"가장 많이 도움을 준 나라라서 고마운 마음이 훨씬 더 커요. (다만)그냥 이 물품을 보내면 그 사람들 마음이 좀 더 불편할 수 있잖아요. 더 슬플 수 있잖아요."
지금까지 분류 작업을 해온 자원봉사자들은 현지에서 상자를 열었을 때 행여 낯뜨거운 일이 생길까 우려합니다.
기부금과 관련해 튀르키예 대사관은 대사관 공식 계좌나 대한적십자사 등을 이용하고, SNS 등에서 확산하고 있는 후원 계좌는 테러조직 등에 활용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채널A 뉴스 조민기입니다.
영상취재 : 조세권
영상편집 : 변은민
조민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