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Q. 여랑야랑, 정치부 김민지 기자와 함께 합니다. 첫 번째 주제 보겠습니다. 사진 보니 어제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와 만난 모습이네요? 뭐가 다르다고 했을까요?
네. 대통령이 '미국'은 다르더라는 취지로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비공개 회동 이야기를 취재해보니, 대통령이 지난주 미국 의회 연설소회를 이렇게 밝혔다는 건데요.
"미국은 당 상관없이 서로 화합하는데 우리하고는 너무 다르다, 우리는 시정연설을 해도 민주당이 나가버리지 않느냐" 고 말했다는 겁니다.
Q. 미국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함께 기립박수를 치더군요. 그게 인상적이었나 보네요.
네. 대통령도 미국 여야의 초당적 모습을 연설에서 강조했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현지시각 지난달 27일,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
"여러분께서 어떤 진영에 계시든 간에, 저는 여러분이 대한민국 편에 서 계신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미 의회에서 지난해 이 장면을 떠올렸던 것 같습니다.
[현장음]
"사과하고 가세요! 사과하고! 사과해라! 사과하라고!"
[윤석열 대통령 (지난해 10월, 출근길)]
"우리 헌정사에 하나의 관행으로 굳어져 온 것이 어제부로 무너졌기 때문에…대통령 시정연설에 국회의원들이 불참하는 이런 일들이 종종 생기지 않겠나 싶고…과연 이게 바람직한 것인지…"
Q. 우리 여야가 함께 박수칠 일이 많지는 않죠.
어제 이런 이야기도 윤 대통령이 했다는데요.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 중국 국빈 방문과 관련해 "친중 정책을 했지만 중국 대우를 봐라, 더 업신여기지 않았느냐"고도 비판한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당시 문 전 대통령은 3박 4일 열끼 가운데 단 두 끼만 중국 측과 함께했고, 나머지는 중국 측 의전 없이 홀로 식사하며 이른바 '혼밥' 논란이 일었죠.
[문재인 / 당시 대통령 (2017년 12월)]
"여기에 뭐 찍어 먹는 거 아니였어요?"
[현장음]
"맞습니다."
[김정숙 여사 (2017년 12월)]
"여기도 주시고 저희 말고 여기도…"
[문재인 / 당시 대통령 (2017년 12월)]
"모두 맛보느라고 많이 시켜가지고 다 못 먹었어요."
[현장음]
"괜찮습니다."
[김정숙 여사 (2017년 12월)]
"맛은 최고였습니다."
[문재인 / 당시 대통령 (2017년 12월)]
"앞으로 더 잘 되십시오."
[홍준표 /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2017년 12월)]
"(문 대통령) 이 양반이 앞으로 중국 대통령을 출마하려나…그런 우스꽝스러운 짓 하면 나라의 격이 떨어지는 겁니다."
Q. 협치 이야기 한다면 야당도 대통령에게 할 말은 있을 것 같아요. 다음 주제 보겠습니다.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안 만나는 이유, 그래요 뭡니까?
박광온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대통령 회동을 제안받았는데 이재명 대표부터 만나달라며 거절했죠.
대통령이 이 대표를 안 만나는 이유, 오늘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런 해석을 내놨습니다.
'대통령이 중대 범죄 혐의자와 만나면 '딜'을 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요.
그동안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범죄 피의자'로 규정하며 대통령과의 만남을 반대해 왔습니다.
[정진석 / 당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지난 1월)]
"대통령이 지금 범죄 피의자와 면담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김종혁 / 당시 국민의힘 비대위원 (지난해 11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만약에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를 만나면 혹시 무슨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주는 거 아니냐"
[하태경 / 국민의힘 의원(지난해 11월,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형사 피의자와 정치적 협상을 한다? 이거는 굉장히 부적절하고요."
이 대표의 거듭된 영수회담 요청에 '정치적 플리바게닝을 위한 정략적 행보 아니냐'는 의심을 하기도 했죠.
Q. 여당은 대통령의 불통이 원인이 아니라 이 대표의 수사상황 때문이라는 거네요.
과거를 돌아보면, 속내를 엿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재명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2021년 12월 21일)]
"저하고 맞대고 얼굴보고 서로 논쟁도 주고 받고 피할 필요가 없지 않냐"
[윤석열 /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2021년 12월 28일)]
"(수사를) 하게 될 때에 비리가 드러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건 확정적 범죄라는 거를 스스로 자인하는 것인데"
[윤석열 /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2021년 12월 29일)]
"제가 이런 사람하고 토론을 해야 되겠습니까. 참 어이가 없습니다. 정말 같잖습니다."
Q. 어휴, 저 때부터 수위가 높았네요.
이런 가운데 오늘 민주당 중진의원의 이 말이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는데요.
[안민석 /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늘,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음주운전 전과자나 사기 전과자, 심지어 불륜을 저지르고도 출마하겠다고 주민들에게 행세를 하고 있거든요. 이런 사람들은 당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출마하지 못하도록 당이 쐐기를 박아야 된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이렇게 대놓고 물러나라 할 줄은 몰랐다'며 이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 해석했지만요.
안 의원은 한 인터뷰에서 '누구를 저격할 목적이 아닌 원론적인 이야기였다'고 했습니다.
누구 탓이든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만남이 기약이 없다는 건 참 불행한 일이긴 합니다. (불행한일)
Q. 여랑야랑이었습니다.
구성: 김민지 기자·김지영 작가
연출·편집: 정새나PD ·박소윤PD
그래픽: 박정재 디자이너
김민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