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중국 일부 대학에선 '봄방학'이 생겼습니다.
방학 동안 꽃도 보고 연애도 좀 해라, 권한다는데요.
그 속사정은 더이상의 인구 감소를 막아보려 자구책을 짜내는 겁니다.
세계를 가다, 공태현 특파원입니다.
[기자]
봄꽃이 화사하게 핀 대학 캠퍼스.
학생들을 찾아보기 힘들고 강의실 의자는 책상 위에 아예 올라가 있습니다.
쓰촨성의 한 직업 대학입니다.
나가서 꽃구경을 하고 연애하라며 1주 간의 봄방학을 준 건데요.
결혼기피와 저출산이 심해진 상황에서 연애를 장려하는 정책까지 나왔다는 분석입니다.
봄방학 숙제는 연애 관련 보고서와 짧은 동영상을 제출하는 겁니다.
[류 핑 / 서남항공직업학원 부학장]
"학생들이 연애의 아름다움을 체험하고 세상 만사를 느끼게 하려는 겁니다. "
학교 한 켠에는 분홍색 판을 크게 설치해 "고백하라"며 연애를 재촉하기도 합니다.
이 대학 뿐아니라 칭다오 등에 있는 대학들도 비슷한 이유로 봄방학을 공지했습니다.
학생들은 갑작스러운 연애 장려 방학에 반색합니다.
[위엔 씨 / 청두 대학생]
"친구랑 놀러 가거나 남자친구랑 놀러 가거나 하면 낭만적이에요. "
하지만 저출산을 해결하는 근본 대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왕 씨 / 청두 대학생]
"결혼기피, 저출산이랑 방학은 상관없는 것 같아요. 아이한테 묶이는 거 같아서 저는 자유를 지향하는 편입니다."
지난해 중국 인구는 14억천여 명으로, 61년 만에 감소했습니다.
1978년 도입한 '한 자녀' 정책을 2016년 폐기해 두 자녀를 허용하고 2021년에는 세 자녀까지 낳을 수 있게 했지만 지난해 출산율은 1.18로 떨어졌습니다.
[후 씨 / 청두 대학생]
"집과 차를 장만해야 하는 스트레스 때문에 결혼을 늦게 하거나 아예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샨 씨 / 청두 대학생]
"혼자 있어도 좋잖아요. 배우자가 꼭 필요한 건 아니잖아요. "
중국의 젊은 층은 경제적 부담과 가치관 변화로 출산은 물론, 결혼조차 기피하고 있습니다.
쓰촨성 청두에서 채널A뉴스 공태현입니다.
공태현 특파원
영상취재 : 위진량(VJ)
영상편집 : 이은원
공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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