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잇따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기영이 첫 재판에서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인정했습니다.
검찰 조사 때는 우발적인 살인이었다고 진술하다, 기존 입장을 뒤집은 건데, 배경이 뭘까요?
박정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넉 달 사이 동거 여성과 택시기사를 잇달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2살 이기영.
앞서 검찰 조사에선 피해자 두 명을 모두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는 진술을 고수해 왔습니다.
그러나 첫 재판에 나와선 돌연 입장을 번복했습니다.
계획적으로 저지른 범죄라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이의 없이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공성록 / 이기영 측 변호인 : (금전 노리고 범행 인정?) 검찰 공소사실에 나온 대로 인정을 한 부분이기 때문에….]
검찰은 이기영이 피해자들의 계좌에서 돈을 뽑거나, 숨진 여성의 아파트를 처분하기 위해 매매계약서를 조작하는 등 금전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단서를 여럿 찾았습니다.
특히, 이기영이 동거 여성을 살해하기 전에 인터넷에서 독극물 등을 검색하는 등 범행 방법을 알아본 정황도 포착돼, 우발적 살해를 뒷받침할 근거는 더 희박해졌습니다.
그래서 이기영이 검찰 수사 결과와 동떨어진 주장을 계속하다간, 형량이 더 무거워질 수 있다고 보고 태도를 바꿨을 거란 해석이 나옵니다.
재판부가 이기영이 반성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이를 양형에 반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신민영 / 변호사 : 사실과 동떨어진 주장해 진지한 반성 안 했다고 평가될 확률이 있어서 일단 계획적이었다고 인정을 한 거 같고요.]
이기영은 또,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다음 공판 기일까지 시간을 넉넉히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 역시 형량이 조금이라도 낮아지길 기대한 전략이라고 볼 만한 대목입니다.
재판이 끝난 뒤 숨진 택시기사의 유족 측은 YTN 취재진과 만나 이기영이 피해 회복을 언급한 데에 분노하면서, 사형이 선고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기영의 다음 재판은 오는 4월 12일 열릴 예정입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YTN 박정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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