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반정부 시위자 구금 교도소서 불…60여 명 사상
[앵커]
이란에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은 여성이 구금됐다가 의문사하면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한 달을 맞았습니다.
그런데 시위대가 수용된 교도소에서 불이 나 60여 명의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당국은 화재가 반정부 시위와 관련 없다고 밝혔지만, 국제 인권단체들은 수감자들의 신변이 매우 위험하다고 우려했습니다.
김지수 기자입니다.
[기자]
늦은 밤 이란의 수도 테헤란 도심에 화염과 연기가 솟구치고 총성과 경보음이 들립니다.
불이 난 곳은 이란 '히잡 의문사' 사건으로 촉발한 반정부 시위 참가자들이 대거 수용된 교도소.
현지 관영 언론에 따르면, 현지시간 15일 밤 테헤란 에빈교도소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란 교정 당국은 이번 화재가 반정부 시위와 연관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일부 수감자들이 봉제 작업장에서 싸우다가 불이 난 겁니다. 작업장은 수감자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고요."
이란 휴먼 라이츠를 비롯한 국제 인권단체들은 수감자들 신변이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화재 초기 당국은 부상자만 8명 발생했다고 발표했지만, 다음 날 사법부는 60여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고 집계했습니다.
불은 현재 완전히 진압됐으며 교도소 상황은 통제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불이 나자 교도소 주변에는 시위대가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비판했고, 인근 도로에서는 차량들이 시위에 대한 연대 표시로 경적을 울렸습니다.
한편,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경찰에 체포된 후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는 17일 한 달을 맞았습니다.
엄격한 통제가 이뤄지는 이란에서 시위가 길게 지속되고 특히 젊은 여성들이 주축을 이루는 건 드문 일로, 세계 곳곳에서 이란 시위와 연대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김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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