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람의 세계에선 노인이 어린아이의 싱그러움을 쫓아갈 수 없지만 식물, 나무만큼은 나이 들어갈수록 울창하고 멋지고 아름답죠.
속도 그럴까요?
서울 곳곳에 평균 300살 넘은 나무들, 사람처럼 속이 곯진 않았는지 어디 부러진 데는 없는지 한번 들여다 봤습니다.
장하얀 기자입니다.
[리포트]
도로 가운데 뿌리내린 커다란 나무, 조선시대 이후 584년을 살아 지난 1968년 서울시가 보호수로 지정한 느티나무입니다.
나무에 금속 센서를 붙이고, 특수 망치로 센서를 두드리자 컴퓨터 화면에 내부 모습이 표시됩니다.
짙은 색은 건강한 부분, 연한 색은 비어있거나 연약한 곳입니다.
센서 간 음파가 도달하는 시간 차이를 측정해 내부상태를 살펴보는 겁니다.
사람으로 따지면 CT검사를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규범 / 나무병원 원장]
"사람으로 말하면 골다공증이 일부 들어가있는 건 사실이에요. 지속적으로 보호관리를 해줄 필요는 있죠."
나무 내부를 특수 드릴로 추가로 확인해보겠습니다.
그래프가 일직선으로 나타나는데요.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보이지만, 속은 비어있는 걸 나타냅니다.
1981년 보호수로 지정된 수령 367세 느티나무.
지난해 큰 가지가 부러져 치료를 받았습니다.
특수 센서를 꽂고 나무가 잘 회복되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주병훈 / 나무병원 원장]
"여기 상처가 난 부분이 있는데 이런 부분들이 1년 조금 지났는데 잘 아물고 있어요"
수령 884세 방학동 은행나무를 비롯해 서울시가 지정한 보호수는 204그루.
평균나이는 3백 살이 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돌풍에 115년 된 보호수가 쓰러지는 등 나무 상태가 약해지자 서울시는 대대적인 정밀 진단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배시연/ 서울시 푸른도시국]
"원래는 일상적인 유지관리를 하고 있었지만, 나이도 많이 들고, 어르신 나무 건강을 위해 내부 진단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서울시는 정밀 진단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수술 등 특별관리를 할 방침입니다.
채널A 뉴스 장하얀입니다.
영상취재: 강승희
영상편집: 이혜리
장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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