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감독 박루슬란 "이번엔 정체성 떠난 이야기"
[앵커]
고려인 4세로 한국 영화계에서 활동해 온 박루슬란 감독이 10년만에 두번째 장편 영화로 돌아왔습니다.
이번엔 고려인이라는 정체성을 떠나 스릴러 영화를 선택했습니다.
박효정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1979년 소비에트 연방 카자흐스탄, 최고의 수사팀에 합류한 신입 수사관은 마을을 뒤흔든 연쇄 살인마의 뒤를 쫓습니다.
고려인 4세로 지난해 한국에 귀화한 박루슬란 감독의 두번째 장편 영화 '쓰리,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1970년대 소련에서 실제 일어난 연쇄 살인사건을 다뤘습니다.
"영화스럽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여러가지 감정이 차오르더라고요. 스토리에 대해 들으면서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고요"
2012년 고려인 이야기를 다룬 첫 장편 '하나안'으로 국제영화계에서 주목받은 후 두번째 영화를 내기까지 꼬박 10년.
이번엔 정체성과 상관없는 스릴러 장르를, 그것도 빠듯한 제작비 5억원으로 완성하는 도전에 나섰습니다.
"하루 빨리 이질감을 버렸으면 좋겠다. 그래야 더 큰 영화를 할 수 있겠다. 제 정체성과 관련된 이야기보다 좀 더 재밌는 영화를 찍어보자고 했던 것 같아요."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어난 박 감독은 소비에트연방 해체 이후, 어두운 청년기를 보내다 2000년 한국에 왔고, 새로운 길을 발견했습니다.
영화 감독이 되기로 결심한 뒤 무작정 영화 촬영 현장을 찾아갔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했습니다.
"한국 오니까 신세계를 본거죠. 저랑 동갑인 사람들이 여러가지 꿈을 꾸고 직업을 선택할 수 있고 그런 모습들이 너무 부러워서 제 꿈이 뭔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거든요."
20년 가까운 영화 외길을 걷는 동안 한국 영화 위상 역시 달라진 터.박 감독은 해외에선 '기생충'을 자막없이 볼 수 있다는게 자신의 큰 자랑거리로 통한다고 말했습니다.
연합뉴스TV 박효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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