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상황실] 후보들의 마지막 유세지, 장소속 숨은 의미는?
이제 오늘 밤 12시면 공식 선거운동이 모두 끝납니다.
날짜론 22일, 시간으론 528시간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유세에 후보들은 모든 걸 쏟아붓고 결과를 기다리게 됩니다.
후보들, 대미를 장식할 장소로 어딜 골랐을까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저녁 7시 광화문 청계광장으로 향합니다.
청계광장은 2016년 10월 29일 박근혜 전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며 촛불집회가 가장 먼저 불타오른 곳입니다.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후보는 1차 촛불집회부터 적극 참여했습니다.
탄핵 정국이 전국구 정치인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된 겁니다.
이 후보는 청계광장에서 '역사를 과거로 되돌리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입니다.
"역사를 후퇴시키려는 세력에 맞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그 책임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지금의 시대정신입니다."
그런데 청계광장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선거운동의 시작을 알린 출정식 장소이기도 합니다.
부패하고 무능한 민주당 정권을 반드시 심판하자며 정권교체 의지를 다졌는데요,
두 후보가 선거운동의 시작과 끝, 같은 장소에 다른 의미를 담았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마지막 유세 장소로 서울시청 광장을 택했습니다.
이곳은 서울의 중심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고, 공간이 넓어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 유세 동선을 소개하며 국민의힘은 '정권교체 대장정', '한 정치신인의 기적같은 드라마'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저는 여의도의 문법도 여의도의 셈법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불러세워 앉혀주셨습니다. 누구에게도 빚진 게 없고 어떠한 패거리도 없습니다. 여러분!"
윤 후보는 서울광장에서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고, 자유와 법치를 부정하는 세력을 교체하겠다"고 강조하며 정권교체 바람을 정점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시청광장은 청계광장과 불과 400m 거리입니다.
보시면 후보 연설이 겹치진 않지만 한 시간가량 동시에 유세가 벌어지는데요, 몰려든 지지자들로 광화문 일대가 들썩들썩할 걸로 보입니다. '광화문 대전'입니다.
민주당에선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김동연 대표가, 국민의힘에선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대표가 참여해 힘을 보탭니다. '원팀'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섭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서울 홍대에서 마지막 유세를 합니다.
심 후보는 '2030 프라이드 유세'라는 제목을 붙인 유세를 이어가며 청년·여성에 누구보다 공을 들였습니다.
"정의당이 말하는 페미니즘이 뭐냐? 모든 성은 동등하다는 거예요. 남성이든 여성이든 성소수자든 있는 그대로 존중받고 자신의 개성과 잠재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성 평등국가…뭐가 잘못됐습니까?"
마지막 유세는 역시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마무리하는데요, 고려대·한양대·이화여대·연세대 등 대학가를 거쳐 홍대로 향합니다.
이렇게 유세 끝나는 걸까요? 아닙니다.
공직선거법상 유세차를 활용한 대형 유세는 밤 9시까지 가능하고, 이후 밤 11시까지는 무선마이크를 쓸 수 있습니다. 자정까진 '생목' 연설을 하면 됩니다.
이재명 후보는 홍대 쪽으로 이동해 청년들과 만나고, 윤석열 후보는 건대 앞을 지나 청년들이 많이 모이는 강남역으로 갑니다.
심상정 후보는 홍대·연남동 일대를 구석구석 돕니다.
끝까지 한 표를 호소해야 할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 2030인 게 뚜렷이 드러납니다.
양강 후보는 그간 '데칼코마니' 같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습니다.
정책 공약은 점차 하나로 수렴했고, 배우자 리스크가 팽팽했습니다. 녹취록이 또 다른 녹취록을 덮었습니다.
막판 동선도 겹칩니다.
이재명 후보는 어제 제주에서 출발해 부산, 대구, 대전, 청주로 경부선 라인 유세를 한 뒤 오늘 수도권에 집중했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어제 수도권 유세를 한 뒤 오늘 제주에서 출발해 부산, 대구, 대전을 거쳐 서울로 오는 경부선 유세를 택했습니다.
5년 전 마지막 유세는 어땠을까요?
당시 문재인 후보는 촛불의 상징인 광화문광장, 홍준표 후보는 태극기집회가 열렸던 덕수궁 대한문, 안철수 후보는 '걸어서 120시간' 유세를 대전에서 마무리했습니다. 유승민, 심상정 후보는 각각 서울 명동과 신촌을 택했고요.
5년 전 광화문과 대한문보다 양강 후보 간 거리는 살짝 가까워졌습니다.
그러나 진영·젠더·세대 등 우리 사회의 여러 갈등은 더 극심해졌다는 것, 대선 과정에서 보실 수 있으셨을 겁니다.
누가 당선되든, 양강 후보가 동시에 '국민통합'을 얘기했다는 데 기대를 걸어봅니다.
"국민통합 반드시 완수하겠습니다. 이재명 정부라는 표현은 국민통합 정부보다 앞설 수 없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우리 당의 가치와 목표의 외연을 더 넓히고 더 많은 국민들의 의견을 소중히 받들어 국민통합을 이뤄내겠습니다."
대선 D-114일 출발한 대선상황실도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좀 더 발전한 모습으로 다음 대선 때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대선상황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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