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미국 국회의사당 모습입니다.
대선에 불복한 열혈 트럼프 지지자들이 점거했었죠.
이 사건 이후 미국은 여전히 상처가 아물지 않았습니다.
세계를 가다 유승진 특파원이 분열하는 미국을 입체적으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년 전 대선 불복을 외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해 짓밟았던 미 연방 의회 의사당.
경찰 1명을 포함해 5명이 숨졌고 700명 이상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곳은 의사당 건물의 가장 가운데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이곳을 뚫으면 상하원 건물을 쉽게 가로질러 갈 수 있기 때문에 건물을 장악하려는 시위대와 막아서려는 경찰 간 치열한 대치가 벌어졌었는데요.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고요하기만 합니다.
폭동 직후 물샐틈없이 의사당을 에워쌌던 철조망과 주방위군은 사라졌고, 처참하게 깨졌던 유리창도 갈아 끼웠습니다.
시위대가 타고 올랐던 외벽도 이젠 흔적을 찾기 어렵습니다.
당시 시위대는 저 콘크리트벽을 맨손으로 타고 올라 의사당으로 돌진했었죠.
지금 의사당 앞은 이렇게 바리케이드가 둘러져 허가되지 않은 인원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고, 경찰 인력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의회 관계자들은 물론 시민들 마음에는 그날의 상처가 그대로 남았습니다.
[낸시 펠로시 / 미 하원의장]
"시위대는 거울을 비롯해 온갖 것들을 부쉈죠. 시위대가 책상에 앉아있는 사진도 보셨을 텐데, 바로 저 책상입니다."
[마뉴라 / 뉴욕주]
"바로 여기 벽을 타고 올라갔잖아요. '스파이더맨이 실제로 있네'하고 충격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미국인 3명 중 2명은 1년 전 사태에 대해 정치적 폭력이 더 늘어날 신호로 해석했고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국론 분열도 여전합니다.
민주당 지지자 85%는 같은 사태를 두고 '반란'으로 규정하지만, 공화당 지지자 56%는 '자유 수호'라고 해석합니다.
[에미 / 테네시주]
"100% 미국에는 (여전히) 많은 분열이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신념이 문제입니다."
[데이비드 윌리엄스 / 워싱턴 D.C.]
"사실에 대한 이해 없이 음모론에 휩싸이곤 하는데, 1월 6일에 여기 몰려든 사람들이 딱 그랬었죠. 대다수 미국인들은 이 사건을 수치스러웠다고 기억할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전히 전 대통령을 맹렬히 비판합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전직 대통령은) 경찰이 공격당해도 TV로 지켜보며 몇 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연설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도 현 정부의 아프간 철군을 "미국 역사상 가장 민망한 날"로 지적하며 혐오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해가 바뀌어도 미국 사회 분열의 상처는 좀처럼 아물지 않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유승진 워싱턴 특파원
영상취재 : 정명환(VJ)
영상편집 : 조성빈
유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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