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파트 8층 안방 '침입' 길고양이에 물려…하소연만
[앵커]
지나가는 개에 시민들이 물리는 사고 소식을 종종 접할 수 있는데요.
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길고양이 한 마리가 집 안으로 들어와 집주인을 물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집주인은 관련 규정 미비로 피해를 호소할 길이 전혀 없었습니다.
정지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달 대구의 한 아파트.
50대 A씨는 황당하면서도 충격적인 일을 경험했습니다.
…
새벽에 출근하려고 현관문을 열었는데 고양이 한 마리가 난데없이 집안으로 뛰쳐 들어왔습니다.
고양이는 80대 노모의 방으로 들어갔고 A씨가 집 밖으로 내보내려는 순간 입으로 물고 발톱으로 할퀴는 바람에 손과 손목 등 여러 곳에 상처가 났습니다.
A씨는 2주 동안 항생제와 파상풍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A씨 / 길고양이 피해] "제가 새벽에 일하게 되면 현관문을 여는 순간, 항상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지금. 불안하고 많이…. 혹시나 또 고양이가 올까 뭐가 올까…"
A씨는 당시 상황에 놀란 노모가 걱정돼 최근 집안에 CCTV까지 달았습니다.
상처를 입힌 고양이는 아파트에 수시로 출몰하는 길고양이로 알려졌습니다.
동물전문가는 개체 수가 늘어나면서 추위를 피해 주택이나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는 길고양이가 심심찮게 있다고 말합니다.
[최동학 / 대구경북동물연합회장] "사람 소리가 나서 자기가 위협을 느끼면 높은 곳으로 자꾸 올라가거든요. 그러면 계단을 타고 올라가다 보면 문이라든지 창문이 열려 있는 그곳으로 나가게 되거든요."
A씨는 억울하지만, 피해를 하소연할 곳이 없다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길고양이에게 피해를 보더라도 관할 구청은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유기견 사고의 경우 유기동물 보호에 관한 조례에 따라 포획이 가능하지만 길고양이는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길고양이는 다치거나 어미를 잃은 새끼 등 구조와 보호 목적으로만 포획이 가능합니다.
[대구 동구청 관계자] "법이 바뀌지 않는 한은 동물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전국적으로 다 대책을 만들 수 있는 게 없지 않을까…"
전문가들은 길고양이 무료 중성화 수술 등 개체 수 조절을 위한 시책 확대와 함께 주민 간 배려도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연합뉴스TV 정지훈입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