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터널 지나온 자영업자들…"위드코로나 기대"
[앵커]
코로나와 함께 한 지난 2년에 가까운 시간, 특히 식당과 카페, 노래방 등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컸습니다.
어려웠던 시간을 이겨내고 이제 기대감 속에 단계적 일상회복을 준비하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를 최덕재 기자가 담았습니다.
[기자]
해가 막 고개를 내미려는 이른 아침, 작은 횟집을 운영하는 장 씨가 노량진수산시장에 출근 도장을 찍습니다.
11년째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아침 직접 장을 봐 손님에게 대접할 음식을 준비해왔습니다. 곳곳에서 '형님' 소리가 들립니다.
"얼마에요? (6만 7천 원) 6만 7천 원? (예) 저거 방어는 어떻게 해? (이거는 1만 7천 원짜리고 저건 2만 2천 원짜리) 야…도미는 없고? (저거 10kg 해봐야 도미 1마리 값이라니까) 숭어가 많다니까."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해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급감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한 달에 하루도 제대로 쉬지 않고, 부부 둘이서 10여 시간씩 일하며 인건비를 아꼈습니다.
"IMF 때보다 더 힘든 것 같아요. (부인에게) 지금까지 고생만 시켰어요. 한쪽으론 미안해요. 그나마 저희는 둘이 노력한 만큼 손님들한테, 단골손님도 있고 하니까 지금까지 버텨온 것 같아요."
코로나 시대를 힘들게 버텨온 건 대기업 프랜차이즈 매장도 다를 게 없습니다.
항상 붐비던 대학가 인근 빵집 손님 수는 이제 한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입니다.
월세, 전기세, 각종 보험료를 내지 못할 정도가 되자 '20년 빵집 외길' 자존심을 내려놓을까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위드코로나 시대 소식에 희망을 가져봅니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일정 금액 이상의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장사가 안 되면 더 부담에 부담이 되는거죠. 끝까지 버텼고, 이제 위드코로나 된다고 하니까 학생들이 학교 나와서 수업을 하면서 와서 빵도 먹고 장사가 예전처럼 돌아가길 원하고 있고요."
일각에선 본격적인 위드코로나 시대가 시작되기 전, 그동안의 피해를 좀 더 실질적으로 보전해줬으면 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노래방을 운영하며 임대료 등 수백만 원을 손해봤는데, 정부 손실 보상금으로 10만 원, 혹은 수십만 원을 받는 데 그친 경우도 있습니다.
"467만 원인 줄 알고 신청을 했는데 46만 7천 원이 들어온 거에요. 한 번 신청을 해서 받은 사람은 이의신청을 할 수 없다는 거에요. 제 눈을 의심하게 했어요."
"(그래도) 24시간 풀린 것에 대한 건 굉장히 좋다고 생각하죠. 지금보다는."
지난 2년 가까운 시간은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에게 특히 힘든 시기였습니다.
길고 어두운 터널을 잘 지나온 지금, 거리 곳곳에선 '이제 좀 먹고 살 만해 졌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최덕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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