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대 노조 해산…中 '악성종양' 비난에 백기
[앵커]
홍콩 최대 단일 노조인 '홍콩직업교사노조'가 중국 정부의 전방위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자진 해산했습니다.
민주 진영의 다른 시민단체 추가 해산이라는 연쇄 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홍콩 윤고은 특파원입니다.
[기자]
회원 수 10만명에 달하는 홍콩 최대 단일 노조, 홍콩직업교사노조가 자진 해산했습니다.
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매체의 비난 논평이 나온 지 열흘 만입니다.
매체들은 노조가 2019년 반정부 시위 당시 학생들을 부추기며 홍콩을 혼란에 빠트렸다고 비판하면서 "악성종양은 뿌리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논평이 나온 지 몇 시간 후, 홍콩 교육부는 "정치 단체와 다를 바 없다"며 일체의 업무 관계를 끊고 노조의 모든 지위를 박탈했습니다.
홍콩 경찰은 홍콩 보안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조사에 나섰고, 교육부 장관도 "교사들은 노조와의 관계를 철저하게 재검토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노조는 이런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6.4 텐안먼 민주화 시위 추모 집회를 주최한 지련회 등 친중 진영에서 비판하는 단체에서 모두 탈퇴하고, 중국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잠시 시간을 벌었을 뿐, 해산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자진 해산의) 가장 큰 이유는 정치 사회적으로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에게 엄청난 압박을 가했고, 우리는 거대한 위기를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48년 역사에, 연 매출이 445억원에 달하는 직업교사노조의 해산 발표는 홍콩 시민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습니다.
대규모 단체조차 이러한 정치적 상황에서 버틸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기에, 사람들은 앞으로 침묵하려 할 것이고, 다른 민주 단체의 추가 해산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홍콩에서 연합뉴스 윤고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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