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행정권을 남용해 일선 재판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임성근 전 부장판사가 국회 탄핵소추 뒤 처음으로 항소심 법정에 섰습니다.

임 전 부장판사는 오늘(20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4차 공판에 출석하면서 탄핵 심판과 김명수 대법원장 녹취 폭로 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재판이 진행 중이라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오늘 재판에서는 법원 정기 인사로 바뀐 재판부가 항소 이유에 대한 양측 입장과 증거조사 내용 등을 다시 확인하는 공판 갱신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검찰은 임 전 부장판사가 재판 중인 법관에게 판결문 수정을 요구하는 등 위법하고 부당한 지시로 독립된 재판권 행사를 방해했는데도 1심 법원이 사실을 오인하고 직권남용의 법리를 오해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임 전 부장판사 변호인은 헌법상 누구도 구체적인 사법 작용에 행사할 수 있는 권한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설사 직권이 있다고 해도 임 전 부장판사의 의견으로 재판 담당 판사의 의사결정이 침해된 건 아니라며 거듭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임 전 부장판사의 탄핵심판을 위해 재판 기록을 보내달라는 헌법재판소 요청에 대해 양측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어 보류했다며, 임 전 부장판사 측과 탄핵을 소추한 국회 측 대리인 의견을 듣고 필요한 기록을 보내겠다고 밝혔습니다.

다음 달 25일 예정된 다음 재판에는 지난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른바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해 일본 산케이신문 지국장의 명예훼손 사건 주심을 맡았던 임현준 판사가 증인으로 나올 예정입니다.

임 전 부장판사는 당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하며 박 전 대통령의 '추문설'을 보도한 일본 산케이신문 지국장의 명예훼손 사건 재판 등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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