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의 글로벌브리핑] 백악관 "코로나, 위험 상황"…10일 백신사용 결정 外
미국에서 코로나19 입원 환자와 사망자가 연일 '최다'를 기록하는 가운데,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이 미 전역에 최고 수위의 경보를 내렸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미국 병원의 90%가 코로나19 환자로 포화 상태가 됐다면서 앞으로 석달 간은 공중보건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오는 10일 화이자 백신의 긴급사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밤사이 들어온 글로벌 뉴스, 김지수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백악관이 최고 수위의 코로나19 긴급 경보를 발령했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역사적인 최고치에 도달했다"면서 각 주 정부에 최고 수위의 경보를 내렸습니다. 코로나 확산세와 더불어 병원의 환자 수용 능력이 포화상태에 도달함에 따라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면서 특히 추수감사절 이후 확산은 의료체계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는 겁니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은 마스크 의무화를 비롯한 강력한 방역정책을 도입하지 않는 일부 주 정부를 겨냥해 "대응이 미흡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노년층과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있는 실내에 들어가지 말고, 식료품과 의약품도 직접 구매 대신 배달 주문을 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아울러 추수감사절 가족 모임에 참여한 사람들은 감염됐다고 가정하고 신속하게 검사를 받으라고 촉구했습니다.
미국의 일일 통계도 확산세가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10만명에 바짝 다가섰는데, 한 달 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했고, 두 달 전과 비교하면 세 배 늘은 겁니다. 또, 지난 1일 하루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2천500여명으로, 역대 두번째로 많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하루 신규 확진자도 18만명으로, 29일 연속 10만명 이상 나왔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 CDC도 암울한 전망을 내놨습니다. 내년 2월까지 미국의 누적 사망자가 45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현재 미국의 누적 사망자는 27만9천명입니다. CDC는 하루 사망자가 1천500∼2천명에서 2천500명 이상으로 늘었다면서 2월이 되기 전에 45만명에 가까운 미국인들이 코로나로 사망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 병원의 90%가 코로나 환자로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면서 앞으로 3개월은 미국 공중보건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와 함께 CDC는 크리스마스 등 겨울 연휴 시즌 여행을 미루고 집에 머물러달라고 촉구하는 방역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앵커]
어젯밤 긴급 타전됐죠. 영국 정부가 세계 최초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했습니다. 다음 주부터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영국 정부가 접종 우선순위에 관한 지침을 내놨다면서요.
[기자]
해당 지침을 보면, 요양원 거주 노년층과 이들을 돌보는 직원이 가장 먼저 백신을 접종하게 됩니다. 그 다음 80세 이상과 의료진이 백신을 맞습니다. 이처럼 위험 순위를 정해놓고 단계적으로 접종 대상을 확대하는 방식입니다. 접종은 대형병원들, 또 대규모 백신 센터로 탈바꿈한 대형 콘퍼런스홀이나 스포츠 경기장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영국 정부가 세계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의 사용을 승인하면서 유럽 등지에서 '영국이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승인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영국 당국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백신 승인에 관한 준비를 진행해왔기 때문에 신속한 결정이 나올 수 있었다며 반박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앨릭스 에이자 복지부 장관이 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사용 승인은 미 국민에게 매우 안심시킬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영국에서 승인받는 백신 개발사인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지난 달 20일 미 식품의약국 FDA에도 긴급사용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FDA는 10일 미국 내 긴급사용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앞서,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 개발'을 재선의 발판으로 여기고 '초고속 작전팀'을 꾸려 조기 개발에 열을 올렸습니다. 백신 개발을 임기 말 치적으로 삼으려던 트럼프 대통령은 FDA를 채근했지만, 자국 기업이 공동 개발한 백신의 '세계 최초' 승인 타이틀을 결국 영국에 내줬습니다. FDA는 수억 명이 접종하게 될 코로나19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앵커]
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사용이 승인돼 코로나19 방역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는데요.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독일에서는 코로나19 백신 보급 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자발적으로 백신 접종을 희망하는 비율이 50%에 불과해 백신 효능과 부작용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 등 후속 노력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커졌습니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독일인 2천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자발적으로 접종을 희망한다'고 밝힌 이들은 49%에 불과했습니다.
지난 2월 유럽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받은 이탈리아에서는, 내년 상반기에 대규모로 무상 접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1억명이 맞을 수 있는 양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또 대규모 '무상 백신 접종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라면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지 않고 국민의 선택에 맡길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앵커]
영국 정부가 백신 사용을 세계 최초로 승인하면서 '미국은 왜 한발 늦었나'라는 의문이 듭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신속한 백신 개발을 위해 총력전을 펼쳐온데다, 이번에 사용 승인을 받은 '화이자'는 미국 제약사잖아요.
[기자]
미국이 한발 늦은 건 백신 승인 검토 절차에서 영국과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규제당국의 경우 수천장의 관련 서류를 꼼꼼히 점검하는 등 제약사의 임상시험 결과를 입증하기 위해 '원 데이터'를 공들여 다시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