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워치] 2박 3일 방한 마무리한 中왕이…韓외교 시사점은

연합뉴스TV 2020-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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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워치] 2박 3일 방한 마무리한 中왕이…韓외교 시사점은


[앵커]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고 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지난 25일부터 2박 3일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면서 그야말로 전방위 외교전을 펼쳤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왕 부장의 메시지와 행보에서 어떤 의미를 읽을 수 있을지, 서혜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서 기자, 일단 방한 마지막 날이었던 오늘은 어떤 일이 있었나요.

[기자]

네, 왕 부장의 공식 일정은 국회에서 마무리됐습니다.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건데요. 박 의장은 여권 내 대표적인 '중국통'입니다. 국회 한중 의회 외교 포럼 회장을 지냈고,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의 출범 직후 정부 대표단장으로 중국에 가서 시진핑 주석을 만나기도 했죠. 우선 예방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직접 보시겠습니다.

"코로나 와중에서 한중 양국은 긴밀한 방역 협력을 통해서 세계적인 모범 사례를 마련했습니다. 북한이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더 많은 역할을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중한 양국은 방역 협력을 강화해야 하고 다른 나라들과도 방역 협력을 추진해야 합니다. 중국은 한반도의 중요한 이웃으로 계속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가겠습니다."

또 왕 부장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 안보 특보와 아침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김기정 국가안보 전략연구원장과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홍익표 윤건영 의원도 배석했습니다. 이는 한반도 문제에 대해 잘 아는 여권 인사들을 만나고 싶다는 중국 측 요청에 따라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앵커]

정말, 방한 마지막 날까지 촘촘한 일정을 소화한 것이군요. 어제는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한중 장관회담을 하지 않았습니까. 관련 내용도 더 짚어볼까요.

[기자]

네, 우선 어제 오후 4시죠. 왕 부장이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함께 완전한 비핵화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그동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과정에서 중국이 보여준 건설적인 역할과 협력에 감사를 표한다"며 중국의 지속적인 협력을 당부했습니다. 시 주석이 왕 부장을 통해 보낸 구두 메시지도 있었습니다. 문 대통령의 방한 초청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여건이 허락될 때 방한하고자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동안 한중 양국은 연초부터 시 주석의 방한을 추진해왔는데요.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지금껏 미뤄져 왔죠. 시 주석은 또 "올해 문 대통령과 깊이 소통해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강경화 장관과의 회담은 문 대통령 예방전에 이뤄졌죠. 꽤 오랜 시간 진행된 것으로 아는데요. 어떤 협의가 오갔나요.

[기자]

네, 회담과 업무 오찬을 합쳐 총 3시간 동안 협의가 이뤄졌습니다. 양자 외교, 한반도 등 지역 현안, 국제문제가 두루 다뤄졌는데요. 특히 왕 부장은 시 주석이 예전에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언급했던 사자성어, '수망상조'를 언급했습니다. 어려울 때 함께 돕는다는 뜻을 가진 말인데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양국의 협력을 강조한 것이었습니다. 또 양측은 북한의 도발 등을 차단하고,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단 점에도 공감했습니다. 다만 양측간 미묘한 긴장감이 흐른 대목도 있었습니다. 바로 '사드' 문제 때문인데요. 중국은 사드의 한국 내 배치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고, 강 장관은 아직 '한한령'의 여파로 회복하지 못한 문화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또 왕 부장이 외교부에 늦게 도착해 회담이 25분가량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상호 협력을 강조했지만, 뼈 있는 말도 오간 셈이네요. 사실, 이번 방한이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란 분석도 많지 않았습니까? 실제 관련한 메시지도 있었나요.

[기자]

네, 치밀하게 기획된 외교행사가 아닌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왕 부장은 속내를 더 보여줬습니다. 외교 장관 회담이 끝난 뒤 취재진과 잠시 만날 기회가 있었던 건데요. 특히, 왕 부장은 이번 방한이 '미국 편에 서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에 대해 인상적인 답변을 내놨죠.

"이 세계에 미국만 있는 게 아닙니다. 190여 개 국가들이 있습니다. 모두 독립된 자주 국가들이죠. 한국도,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과 한국은 이웃 국가이고, 서로 오가야죠. 친척처럼 자주 오가야 좋습니다."

각국이 특정국에 휘둘리는 게 아니라 각자의 국익에 따라 판단해야 한단 취지의 말인데, 그러면서 한국과 중국을 '이웃', '친척'에 빗대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란 점도 동시에 강조한 미묘한 메시지였습니다.

[앵커]

한중 FTA의 진전이 필요하단 점도 강조했다고요. 특별히 이 FTA 사안을 언급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왕 부장은 한중 FTA 2단계 협상을 빨리 가속화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현재 한중간 FTA는 체결된 상태인데요, 협정 분야를 확대하는 다음 단계로의 도약이 필요하단 겁니다. 이 언급은, 역내 경제블록 강화를 추진하는 중국의 전략과도 일맥상통합니다. 미국의 통상 압박을 돌파하려고 역내 경제 관계를 단단히 다지려는 게 중국의 구상인데요. 그런 차원에서 한중일과 아세안 국가 등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RCEP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기도 했죠. 또 이번 방한 기간 '다자주의'를 강조한 부분도 눈에 띕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전임 정부와는 달리 다자주의 기조를 펼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글로벌체제에서 중국을 고립시키려 한다면, 이는 '다자주의' 기조에 반한단 점을 우회 지적한 것으로도 볼 수도 있겠죠.

[앵커]

왕 부장의 이런 전방위 외교전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혹 있었습니까. 특히 이번에 왕 부장이 한국과 일본, 즉 미국의 두 동맹국을 연이어 찾은 건데요.

[기자]

네,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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