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이 내일 방한…한미일 북핵협의 속 韓외교 시험대
[앵커]
오늘과 내일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가 일본에서 모이는 가운데, 내일(14일)은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우리나라를 방문합니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왕이 부장의 방한 메시지는 '미국 견제'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베이징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임광빈 특파원.
[기자]
네, 베이징입니다.
[앵커]
앞서 베트남을 먼저 방문한 왕이 외교부장은 미국 견제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죠?
[기자]
아시아 4개국 순방에 나선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첫 방문국 베트남을 찾아 팜 빈 민 부총리, 부이 타잉 썬 외교장관 등을 만났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은 이 자리에서 두 나라 간 갈등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국제법에 부합하고, 실질적 의미를 갖춘 합의에 빨리 도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동시에 "역외세력이 아세안의 중심 지위를 무력화하지 못 하게 하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역외 세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을 지칭하는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데요.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미국이 중국의 세력 팽창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전략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미국의 개입 명분을 없애겠다는 뜻으로 읽히고 있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은 베트남에 방역 지원 의사도 밝혔는데요. 미국의 해리스 부통령이 2주 전 베트남을 방문해 기부하겠다고 한 600만 회 분에 버금가는 570만 회분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중국과 베트남은 이웃 국가입니다. 두 나라 국민들은 우정을 쌓아왔습니다. 중국은 베트남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상황을 중국의 일처럼 생각했습니다. 베트남에서 백신이 필요할 때 제공을 하겠습니다."
[앵커]
왕이 외교부장은 두 번째 방문 국가인 캄보디아에서도 '물량 공세'를 앞세워 우군 다지기에 나선 모습인데요.
왕이 외교부장이 내일은 우리나라를 방문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은 세 번째 순방 국가인 싱가포르를 거쳐 내일 한국을 찾습니다.
한국 측 초청으로 1박 2일간 방한하는 왕이 외교부장은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회담할 예정인데요.
한반도 정세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마지막 방문지인 한국에서도 왕이 부장 메시지는 대미 견제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양국의 협력 필요성, 시진핑 주석의 답방 문제 등과 더불어, 미국의 대중국 압박 구도에 한국이 가담하지 말 것을 요구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다만, 공교롭게도 오늘과 내일 일본에서는 한미일, 한미 북핵 협상 수석대표협의가 열립니다.
북핵 협상을 고리로 줄곧 한미일 3국의 공조를 강조해 온 미국은 이번 협의에서도 대중 견제 전선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방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평가인데요.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셈법이 복잡하게 맞물린 가운데, 우리 외교력은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를 전망입니다.
한편, 왕이 부장의 방한 직전 북한이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데 대한 중국의 반응도 주목됩니다.
대북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온 왕이 부장으로서는 북한의 이번 순항미사일 발사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연합뉴스TV 임광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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