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워치] 창단 9년 만에 프로야구 정복한 NC 다이노스
[앵커]
올해 KBO리그가 프로야구 아홉 번째 심장, NC 다이노스의 우승으로 끝났는데요.
스포츠문화부 이대호 기자와 함께 다사다난했던 한 시즌 돌아보겠습니다.
올해 프로야구는 NC 다이노스의 통합 우승으로 끝났습니다.
[기자]
네, NC는 시즌 개막 전부터 우승 후보로 꼽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개막 직후 선두로 나선 이후 한 번도 1위에서 내려오지 않고 첫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해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얻었습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경험이 풍부한 두산을 만나서 1차전을 먼저 잡았는데요. 그러나 2차전과 3차전에서 줄줄이 실책을 저질러 경기를 내줘 우승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나 싶기도 했습니다. 올해 스무 살 송명기 선수의 호투로 4차전을 잡은 뒤에는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5차전에서는 전반기 최고의 투수였던 구창모 선수의 7이닝 무실점 역투가 이어졌고, 결국 어제 6차전에서 시리즈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부임 2년 만에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이동욱 감독의 말 들어보시죠.
"선수들과 한뜻으로 코치들과 한마음으로 왔던 게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어진 비결인 거 같습니다. 끝까지 선수들을 믿었고요. 선수들이 잘 따라와서 우승이라는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앵커]
NC의 우승에는 이 선수를 빼놓을 수 없죠. 바로 양의지 선수입니다.
[기자]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언론에서는 '양의지 시리즈'라는 말을 했습니다. 현역 최고의 포수인 양의지 선수의 친정팀이 두산이고, 2016년 두 팀의 한국시리즈 때는 양의지가 두산을 정상까지 이끌었기 때문입니다. 큰 부담 속에서 이번 시리즈를 치른 양의지 선수는 시리즈의 분수령이었던 5차전에서 결정적인 투런 홈런을 터트렸습니다. 그리고 포수로는 절묘한 볼 배합과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NC 투수들의 호투를 도왔습니다. 아무래도 두산 출신이다 보니 두산 타자들의 강점과 약점을 꿰뚫고 있었던 거죠. 시리즈 MVP를 수상한 양의지 선수는 우승을 확정한 직후 그라운드에 쓰러져 눈물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평소 감정표현을 많이 안 하던 선수라 생각지도 못하던 장면이었습니다. 눈물을 보인 이유를 직접 들어보시죠.
"시리즈 전부터 언론에서 주목받고 이래서 부담감이 심했는데, 마무리를 잘해서 우승해서 기쁩니다. 몇 년간 이적하면서 제 선택이 옳았구나 생각했고 많이 내려와서 좋은 코치님 감독님 선수들 만나서 2년 만에 우승해서 너무 감정이 폭발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앵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어제 우승이 NC 왕조의 서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기자]
NC가 창단 9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을 정복할 수 있었던 건 선수 육성과 외부 영입이 조화롭게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4차전 승리투수인 송명기 선수는 이제 고작 스무 살이고, 5차전에서 승리를 따낸 구창모 선수도 스물세 살이라 두 선수 모두 오랜 시간 동안 NC 마운드를 지킬 선수입니다. 그리고 주축 선수인 박민우와 노진혁, 강진성 선수 모두 선수로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20대 후반의 나이입니다. 여기에 외부에서 영입한 양의지와 박석민 선수가 베테랑으로 제 몫을 해주면서 팀을 지켰기 때문에 내년에도 당장 NC가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을 수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화제를 모았던 장면, 바로 양의지 선수가 마운드에서 보여준 검을 뽑는 세리머니인데요. 이 검의 정체가 무엇인가요.
[기자]
NC소프트를 지금 자리까지 있도록 만들어준 게임이 바로 리니지입니다. 그리고 저 검은 리니지 게임에서 가장 비싼 아이템인 진명황의 집행검입니다. 워낙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에 현실에서 1억 원이 넘는 가격으로 거래되는 아이템이기도 합니다. 주장 양의지 선수가 한 손으로 번쩍 들어 올리면서 KBO리그 역사에 남을만한 우승 세리머니가 탄생했는데요. 실제로 양의지 선수는 리니지를 즐기는 유저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리머니는 양의지가 했지만, 아이디어를 낸 것은 박민우 선수라고 합니다. 정규시즌 1위를 달리던 시즌 중반에 선수들과 의견을 모았고, 모기업인 NC소프트 역시 흔쾌히 수락했다네요. 양의지의 집행검 세리머니는 해외 야구팬들에게도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올해 한국 프로야구가 ESPN을 통해 미국에 중계됐는데, 현지 언론에서는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최고의 트로피"라는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앵커]
김택진 구단주의 야구 사랑도 대단했지요. 한국시리즈 모든 경기를 직관했다면서요.
[기자]
네, 프로야구 9번째 구단인 NC 다이노스는 김택진 NC소프트 대표의 야구 열정 덕분에 탄생했습니다. 창단을 처음 추진했던 10년 전에는 게임 업체가 프로야구판에 들어오는 것에 대한 기존 구단들의 반발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김택진 대표는 뜨거운 야구 열정으로 팀을 단숨에 강팀으로 만드는 데 가장 큰 힘을 보탰습니다. 김택진 대표는 구단 운영에 일절 간섭하지 않는 대신 필요할 때마다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습니다. 2015년 시즌이 끝나고 박석민을 4년 96억 원에 계약했고, 2018년 시즌 후에는 최고 포수 양의지를 4년 125억 원의 거액으로 영입했습니다. 올해는 데이터 야구의 정착을 위해 선수단과 코치 전원에게 태블릿 PC를 선물했습니다. 그 덕분에 선수들은 기회가 될 때마다 김택진 구단주에 대한 감사 인사를 빼놓지 않습니다. 열성적인 야구팬의 한 사람으로 프로야구 구단주가 돼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맛봤으니, 김택진 구단주에게도 어제 하루는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었을 것 같습니다.
[앵커]
통산 7번째 우승에 도전한 두산 베어스도 아쉽게 패배하긴 했지만, 명승부를 펼치며 빛나는 조연으로 남았죠.
[기자]
네, 두산을 가리키는 유명한 말이 바로 '미러클 두산'인데요. 모기업의 지원을 많이 받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화수분처럼 선수를 키워내며 올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습니다. 올해 정규시즌은 한때 6위까지 추락하며 '이제 두산도 힘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