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 관련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개월 만에 다시 파기환송심 재판에 출석했습니다.

재판에서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활동을 평가할 전문심리위원 지정과 활동 기간 등을 두고 특검 측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또 한 번 재판부와 충돌했습니다.

나혜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부친상을 치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특검의 재판부 기피 신청으로 중단됐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에 열 달 만에 다시 출석한 겁니다.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재용 / 삼성전자 부회장 : (10개월 만에 법정 출석인데 심경이 어떠십니까?) …….]

재판에서는 이 부회장 양형에 반영될 준법감시제도 활동을 평가하는 전문심리위원 3명이 지명됐습니다.

법원 몫으로 지정한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과 이 부회장 측이 추천한 고검장 출신 김경수 변호사, 특검에서 추천한 홍순탁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 등입니다.

특검 측은 변호인이 추천한 김 변호사가 삼성물산 불법 합병 비율을 산정한 회계법인을 변호해 중립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변호인 측은 특검이 추천한 홍 회계사가 삼성물산 합병 건 고발에 참여하는 등 이 부회장에게 부정적인 시각을 가졌다는 이유로 서로 반대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특검 측은 준법감시위 점검 기간이 턱없이 짧다며 재판부와 언쟁을 벌이고 이 과정에서 특검 측 파견검사가 법정을 박차고 나가는 등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심리위원 지정은 법원이 직권으로 결정할 문제고, 준법감시제도가 유일한 양형 조건도 아니라며 특검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오는 23일 한 차례 서증조사 기일을 거쳐, 예정대로 오는 30일 전문심리위원들의 평가를 듣겠다는 입장입니다.

재판부가 전문심리위원으로 지정한 강일원 전 재판관도 직접 법정에 출석해 다른 심리위원들과 논의해 신속하게 현장점검과 관계자 면담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심리위원의 평가 활동을 위한 삼성 내부 자료 공개 문제를 두고도 특검과 변호인 측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준법감시제를 둘러싼 공방은 재판이 끝날 때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YTN 나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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