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여랑야랑 시작합니다. 이재명 기자,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 4월 15일 총선 이후에 부산 지역 당선자들에게 전화를 돌렸다면서요. 상당히 의아한 대목이네요.
상식적으로 잘 납득이 되지 않는데, 먼저 사건 개요부터 정리해 보겠습니다.
지난달 7일 성추행 사건이 있고 오 전 시장은 피해자에게 4월 중 시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약속했죠. 그리고 23일 사퇴했는데, 논란이 되는 건 일주일 전 총선 직후 부산지역 당선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시정 협조를 부탁했다는 겁니다.
Q. 그냥 의례적인 전화다, 이렇게 볼 순 없나요?
저도 그런가 싶어서 당시 오 전 시장과 통화한 의원에게 물어봤더니 이 의원도 지금 생각하니까 상당히 이상하다고 말합니다.
[하태경 / 미래통합당 부산 해운대갑 의원('여랑야랑' 인터뷰)]
(총선 직후) 본인(오 전 시장)이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는 신공항 사업에 대해서 저에게 꽤 긴 시간 설득을 하는 전화였어요.
미리 사퇴가 정해져 있었다면 그렇게 강한 시정 의지가 있지 않았을 텐데 이런 의아심 같은 게 생겼습니다.
그냥 의례적인 협조를 구한 게 아니라 구체적 사안을 두고 협의했다는 겁니다.
또 전화를 받지 않은 당선자들에겐 일일이 문자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적극적으로 소통한 뒤 1주일 만에 사퇴한 겁니다.
Q. 그렇다면 총선 직후에는 사퇴할 마음이 없었다가 그 사이에 뭔가 마음을 바꿀 일이 벌어졌다, 의심도 할 순 있겠네요.
통합당은 4.15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하자 오 전 시장이 버티려고 했는데, 윗선에서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 이래서 사퇴시킨 것 아니냐, 이렇게 의심하고 있습니다.
[곽상도 / 미래통합당 의원(그제,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시장직 유지할 생각이 있었는데 왜 갑자기 의사를 바꿨느냐, 어떤 강력한 힘이 작용한 것 아니냐,
[진행자] 대놓고 청와대다, 이렇게 보시는 겁니까? 의원님
[곽상도] 그렇습니다.
Q. 그렇다고 실제 청와대가 개입한 증거가 뚜렷이 있는 건 아니죠.
그렇습니다. 청와대는 이미 "황당한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죠.
그럼에도 오 전 시장이 갑자기 사퇴를 결심했다면 이건 여권이 총선 전에 이 사건을 알았느냐는 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명쾌한 해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Q. 다음 주제 넘어가 볼까요?
동 앵커는 날개 잃은,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Q. 날개 잃은, 천사? 그런 노래도 있잖아요.
정치권에서는 아닙니다. 현재 날개 잃은 곳은 미래통합당입니다.
오늘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총선 이후 통합당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급기야 지난 2월 통합당이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10%대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Q. 그래서 그럴까요, 요즘 연일 당을 향해 쓴소리를 하고 있는 이준석 최고위원, 이번에도 소금물을 확 붓는 발언을 했던데요?
총선 참패 이후에 반성이나 혁신은 없고 자리 다툼만 있는 모습 때문에 누가 우리 당에 관심을 갖겠느냐, 이렇게 비판했습니다.
[이준석 /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
지금 만약에 여론조사 돌려서 '다음 중 어떤 사람이 미래통합당의 당 대표가 됐으면 좋겠습니까?'하면 아마 당선되실 분은 딱 한 분입니다. '관심 없음'이라는 분이요.
Q. 이 와중에도 통합당은 총선 이후 계속 김종인 비대위로 갈 거냐, 말 거냐, 이것만 갖고 싸우고 있지요.
오는 8일 원내 지도부가 선출되는데, 여기서도 역시 친김종인이냐, 아니면 반김종인이냐, 이게 핵심 이슈가 될 것 같습니다.
[이준석 /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
지금 원내대표 (선거) 나가시는 분들은 제1 공약이 뭐가 됐느냐 하면 아마 다들 물어볼 겁니다. 나는 김종인 비대위 찬성한다, 반대한다.
실제 당권 주자들의 의견은 확 갈립니다.
정진석, 주호영, 권영세, 유의동 의원 등은 김종인 비대위에 찬성하지만 김태흠, 장제원, 조해진 당선인 등은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Q. 거기다가 당 밖에 있는 홍준표 전 대표도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어요.
오늘은 김 전 위원장을 향해서 오만과 독선이 당을 더 분열시킬 거라고 경고했는데요.
통합당에선 "남의 당 일에 참견 말아라" "홍 전 대표는 통합당의 미래가 될 수 없다" 이런 반격도 만만치 않죠.
통합당에서 가장 듣기 힘든 게 통합의 목소리가 아닌가 싶은데요,
오늘의 한 마디는 '이게 추락의 끝이 아닌 시작' 이렇게 정했습니다.
Q. 당의 중심을 잡아줄 리더가 사라지면, 얼마나 당이 무너질 수 있는지 통합당이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