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여랑야랑 시작합니다. 이재명 기자, 정의당의 비례대표 선거 공보물에 기호가 없다고요? 사실인가요?
어제부터 일부 유권자들은 선거 공보물을 받아보셨을 텐데요.
지금 보시는 각 정당의 공보물 중 정의당에만 없는 게 있습니다. 각 공보물마다 첫 장에 기호가 크게 보이죠. 그런데 정의당만 그게 없습니다.
Q. 왜 기호를 넣지 않은 거죠?
안 넣은 게 아니라 못 넣은 겁니다.
정당 기호가 확정된 게 지난달 27일인데 그날까지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에 의원들이 몇 명이나 옮겨갈지를 두고 논란이 많았죠.
그러다보니 결국 정의당은 기호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보물 인쇄를 맡긴 겁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 얘기를 들어보시죠.
[영상: 심상정 / 정의당 대표]
(공보물 인쇄) 바로 직전까지 '의석 꿔주기'가 진행이 됐기 때문에 정의당이 번호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정당 기호마저 도둑질해간 이 비례위성정당에 대해 국민 여러분들이 따끔한 회초리를 대주시기를…
Q.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되면 가장 이득을 볼 것 같던 정의당이 이렇게 어려움을 겪네요. 그렇다고 정의당이 지역구에서 분위기가 좋은 것도 아니잖아요.
정의당은 어제까지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에 상당히 공을 들였습니다. 왜냐하면 투표용지가 오늘부터 인쇄에 들어가는데, 그 전에 단일화를 해야 투표용지에 단일 후보만 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단일화에 단호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지난주 금요일에 단일화는 없다는 게 중앙당의 확고한 방침이다, 타 정당과의 연대는 비례연합정당 협상이 마지막이었다, 이렇게 못을 박았습니다.
Q. 지난 총선들 보면 진보 진영의 단일화가 큰 이슈였는데, 민주당이 정의당을 이렇게 홀대하는 이유가 있는 건가요?
제가 민주당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두 가지가 복합된 것 같더군요. 먼저 양정철 원장도 말했지만 비례연합정당을 만드는 과정에서 정의당이 강하게 반대했죠. 그때의 앙금이 여전히 큰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비례정당을 만들면서 정의당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과반 가까이 의석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자신감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자 오늘 정의당은 우리는 단일화를 구걸한 적 없다면서 권력을 독식하겠다는 민주당은 유권자의 냉정한 판단을 받게 될 것이다, 이렇게 반격했습니다.
Q. 정의당도 화가 치민 것 같네요. 다음 주제 넘어가볼게요. 오늘 미래통합당 큰 악재가 터졌어요. 세대비하 논란에 휩싸였는데, 그 내용을 소개해주시죠.
서울 관악갑에 출마한 김대호 후보의 발언이 논란이 됐는데, 먼저 들어보시죠.
[영상: 김대호 / 미래통합당 서울 관악갑 후보]
60대, 70대들은 대한민국이 얼마나 열악한 조건에서 이렇게 발전을 이룩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30대 중반부터 40대는 그런 걸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거대한 무지와 착각입니다.
Q. 거대한 무지라. 대체 왜 이런 말을 한 겁니까.
30대, 40대가 대한민국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잘 모른다, 이걸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인데, 김 후보는 사려 깊지 못했다며 사죄했습니다.
Q. 당은 뭐라고 하나요? 중도층 표심만 보면 분명히 악재일 것 같은데요?
수도권 후보들이 난리가 났습니다. 가뜩이나 30, 40대가 통합당에 대한 거부감이 큰 데 거기에 불을 붙인 꼴이 됐습니다.
황교안 대표 역시 즉각 아주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징계를 논의하겠다, 이렇게 밝혔는데, 미래통합당은 일단 엄중경고 조치하는 선에서 마무리했습니다.
일각에선 황 대표 자신부터 여러 차례 구설에 올라 강한 징계를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런 말도 나옵니다.
Q. 그런데 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오늘 부산에 내려가서 한 발언이 논란이 됐죠?
부산 경부선 철도 공약을 약속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됐는데, 먼저 들어보시죠.
[영상: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
부산에 올 때마다 많이 느끼는 건데 왜 이렇게 부산은 교통이 체증이 많을까. 그리고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야당은 부산시장도 민주당이고, 부산시의회도 민주당이 장악했는데, 부산이 초라하면 누구 책임이냐,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오늘의 한 마디는 '초라한 건 부산이 아닌 정치' 이렇게 정했습니다.
네, 공든 탑이 무너지랴 하지만, 선거에서는 말 한 마디로 탑이 무너지는 경우 많았죠. 누가 쌓은 탑을 잘 지킬지도 관전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