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서면 '고행'...멀고 먼 장애인 이동권 / YTN

YTN news 2020-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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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장애인 인권문제가 늘 지적되지만, 여전히 장애인들이 겪는 불편함은 한둘이 아닙니다.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은 마스크 한 장 사기도 쉽지 않다고 호소하는데요,

김지환 기자가 직접 동행해 봤습니다.

[기자]
소아마비로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이영아 씨.

최근 줄을 서지 않아도 약국에서 마스크를 살 수 있다는 소식에 5부제 해당 요일, 마음먹고 집을 나섰습니다.

곧장 마주친 건 자전거 주차대와 안전 표지판, 아슬아슬하게 지나갑니다.

그나마 오늘은 운이 좋은 편입니다.

세워진 자전거가 많을 땐 가는 걸 포기하고 맙니다.

[이영아 / 휠체어 장애인 : 지금은 (등교)개학 전이라 괜찮은데 (원래) 학생들 자전거가 좀 많이…여기 근처에 학교가 있어서요.]

직진하면 곧장 약국이 나오지만, 언덕 경사가 심해 바로 가는 건 불가능합니다.

[이영아 / 휠체어 장애인 : 직선으로 가면 굉장히 가까운 거리인데도 저는 지금 건널목 두 개 건너서 가려고 하거든요.]

인도가 끊긴 탓에 도로를 타고, 한참을 기다린 뒤 다시 건널목을 건너, 취재진의 도움을 받아 턱을 넘고 나서야 약국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불과 280m 거리인데, 23분 걸렸습니다.

[이영아 / 휠체어 장애인 : 나오는 것조차도 모험이고요. 마스크를 혼자 사는 게 엄두가 나지 않아서 코로나 오랜 기간 동안 마스크 사러 한번 못 나왔어요.]

늘 제기되는 '장애인 이동권' 문제.

지난해 시민단체와 대학생들은 가벼운 소재로 만든 '이동형 경사로'를 개발해 곳곳에 설치하는 운동을 벌여 큰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일부 지자체에서 기업의 지원을 받아 설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일 처리가 중단됐습니다.

[김종배 / 연세대 교수·이동형 경사로 고안자 : 계획을 잡고 하려고 했는데 마침 코로나가 발생해서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건 못하게 됐잖아요. 그래서 일단 잠정중단이 됐고요.]

이런저런 이유로 도로 정비가 이뤄지지 않은 곳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장애인을 돌봄과 보살핌의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인식해야 한다면서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자고 거듭 호소했습니다.

YTN 김지환[[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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