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기록적인 무더위 여파로 시금치와 고춧가루, 수박 등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정부가 비축 물량을 풀고 있지만, 최근 폭우 같은 이상기후가 계속되면 농산물 가격이 계속 불안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차유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아파트 단지에 있는 한 반찬가겝니다.
3~4천 원이던 시금치 한 단이 만 원에 육박하자 시금치 나물을 아예 반찬 품목에서 빼버렸습니다.
[강선님 / 반찬가게 주인 : (시금치 한 단) 무쳐도 3팩 나오는데, 재료비가 (판매) 원가보다도 더 비싸요. 가끔가다 손님이 와서 물어보는데 너무 비싸서 뺐다고….]
대형 마트에서도 시금치가 사라졌습니다.
너무 비싸서 잘 팔리지 않는 데다, 작황이 나빠 공급량도 적기 때문입니다.
[정호길 / 하나로 마트 직원 : 시금치 가격이 한 달 전부터 오르면서 8~9천 원까지 가기 때문에 물량도 부족하고 가격도 비싸서 수요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
이번 여름 기록적인 무더위 여파로 수확량이 줄면서, 시금치를 비롯한 일부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한 달 전 비교한 시금치 값은 무려 2배 넘게 비싸졌고, 배추와 양배추, 상추 가격도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고춧가루가 가장 많이 올랐고 쌀과 무 가격도 급등했습니다.
제철 과일인 수박과 복숭아 값도 1년 전보다 30% 비싸져서, 주부들이 선뜻 장바구니에 담기 어려워졌습니다.
[지선숙 / 주부 : 과일은 가격이 많이 오르기도 했지만, 당도도 비가 많이 와서 의심스러워서 사기도 좀 그래요.]
반면, 농산물을 제외한 전반적인 소비자 물가는 11개월째 1%대를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료 누진제 완화 조치가 물가를 0.28% 끌어내리는 효과를 낸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정부가 비축 물량을 풀고 있어서 농산물 가격이 안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최근 집중 호우 같은 이상 기후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 안심할 수만은 없습니다.
YTN 차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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