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남 피살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이 사건에 연루된 북한 외교관에게 체포 영장을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해온 북한 대사관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김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김정남 피살 사건에 연루된 북한 외교관 현광성에 대해 체포 영장을 신청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북한대사관 현광성 2등 서기관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출석통지를 발송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통지를 받고도 나타나지 않을 경우 법원에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다음 단계를 밟을 것이라고 압박했습니다.

[압둘 사마 맛 셀랑고르 / 말레이 지방 경찰청장 : 합리적인 시간을 줬는데도 긍정적인 대답이 없을 경우 강제로 수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현광성과 북한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 등 두 명을 김정남 사건 연루자로 지목하고 북한 대사관에 수사 협조를 요구해왔습니다.

외교관인 현광성에게는 면책특권이 있지만 김욱일은 수사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법적 처리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면책특권이 있는 현광성 에게까지 체포 영장 발부를 언급한 것은 수사에 비협조적인 북한을 한층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고유환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현광성이 (사건을) 주도한 인물로 어느 정도 확인돼 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조사 없이는 사건 전모를 명확히 규명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체포 영장 발부를 시사한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말레이시아 정부는 외교부 인장이 찍혀 있는 공식 문건을 북한 대사관에 직접 전달했습니다.

서한을 전달한 직원들은 함구하고 있지만 말레이 경찰 당국이 보낸 수사협조 공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말레이시아 경찰로부터 아무런 수사 협조 요청을 받지 못했다고 계속 잡아떼자 말레이시아 정부가 직접 나선 겁니다.

김정남 암살 사건을 둘러싸고 북한과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수사 강도를 점점 높이고 있습니다.

YTN 김선희[[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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