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유한국당이 촉발한 담뱃값 인하 논란을 둘러싼 정치권의 속내가 복잡합니다.
당장 집권 여당 시절 '꼼수 증세'라는 비판 속에 담뱃값 인상을 강행했던 자유한국당에 대해 자가당착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고, 공세를 펼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도 마냥 반대하기만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조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민 감세 차원에서 담뱃값을 2,000원 내리는 법안을 발의한 자유한국당, 대선 당시 담뱃값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던 홍준표 대표는 인하에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날을 세웠습니다.
[홍준표 / 자유한국당 대표 : 담뱃세 인상하려고 할 때 그렇게 반대한 민주당이 또 인하에는 왜 반대하고 있는지 그것도 참 아이로니컬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당내에선 집권 여당 시절 담뱃값을 올렸던 당사자가 야당이 되자마자 인하를 추진하는 건 논리적 모순이라며 여론의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당장 당을 이끄는 투톱 가운데 한 명인 정우택 원내대표는 담뱃값 인하는 아직 당론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정우택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국민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여론 수렴 과정도 참고자료로 들여다보고 필요할 경우 의원총회도 열어서 의원 의견도 들어보고, 졸속·긴급에 대해 브레이크를 거는 겁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이 담뱃값 인하를 말할 자격이 없다며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추미애 / 더불어민주당 대표 : 자유한국당이 자신이 올렸던 담뱃세를 이제 와서 내리자는 발상은 자신들이 내세웠던 담뱃세 인상 명분이 모두 거짓말이었음을 실토하는 겁니다.]
박근혜 정부 때 꼼수 서민 증세라며 담뱃값 인상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전 펴낸 대담집에서 '담뱃값 등 서민에게 부담을 주는 간접세를 내려야 한다'는 뜻을 밝힌 적이 있어 무조건 반대하기도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런 상황 속에 자유한국당은 다음 주 초쯤 유류세 인하 법안도 제출할 예정입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증세와 맞물려 정기국회를 앞두고 여야의 세금 논의가 국회를 뜨겁게 달굴 전망입니다.
YTN 조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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