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쌀 팔아준다며 농민 등쳐...17억 챙겨 도주 / YTN (Yes! Top News)

YTN news 2017-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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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싼 값에 쌀을 팔아주겠다고 농민들을 속인 뒤 잠적했던 정미소 업자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피해 금액만 20억 원 가까이 되는데, 업자 말만 믿고 계약서도 쓰지 않은 채 쌀을 넘겨줬던 농민들은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이연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50여 가구가 사는 충남 당진의 농가 마을입니다.

지난 2008년 이 마을의 농민 6명은 정미소를 운영하던 56살 정 모 씨에게 농사지은 쌀을 맡겼습니다.

당시 시가로 수억 원에 달하는 규모였지만 비싼 값에 쌀을 팔아주겠다는 말만 믿었습니다.

[김영곤 / 피해 농민 : (1kg당) 10원에서 20원 더 많이 팔아줄 테니 벼를 달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정 씨는 농민들의 쌀을 팔아 번 돈 수억 원을 챙겨 그대로 달아났고, 당시 대부분 70~80대 고령인 피해 농민들은 정 씨와 끝내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 고소마저 포기했습니다.

그랬던 정 씨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건 6년 뒤인 지난 2014년, 다른 사람 이름을 빌려 경기도 화성에 또다시 정미소를 차렸습니다.

이번에는 온라인으로 쌀을 팔아주겠다며 농민 6명과 거래를 시작했는데, 점차 미수금 규모가 늘어났습니다.

1년 반 동안 거래한 금액은 133억 원, 정 씨는 이 가운데 17억 원을 가로채 잠적했습니다.

최근까지 정 씨가 운영하던 정미소입니다. 하지만 정 씨가 쌀을 판매한 대금 일부를 챙겨 잠적한 뒤로는 다른 사람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 씨 말을 믿고 계약서도 쓰지 않은 채 쌀을 맡긴 농민들은 그야말로 망연자실입니다.

[김 모 씨 / 피해 농민 : 진짜 죽고 싶은 마음이에요. 진짜 장사도 며칠 못하고. 우리 안식구는 병이 나서…. 나 역시도 분해서….]

경찰은 피해자들의 고소를 접수하고 정 씨를 불러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정 씨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또다시 자취를 감췄습니다.

[경찰 관계자 : 미수금을 남겨놓고 거래를 터요. 이 미수금을 더 납품하면 거기서 판매를 해서 변제 할테니까 쌀 더 납품해라 그런 수법이에요. 구인장 발부된 후에 이 친구가 잠적했거든요.]

결국 경찰은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정 씨를 추적한 끝에 20여 일 만에 붙잡았습니다.

경찰은 정 씨를 구속하고 도주 경위와 추가 범행 여부에 대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YTN 이연아[[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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