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물론 엑스레이 사진은 의사들마다 소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장비를 검수한 다른 전문의들은 한목소리로 화질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런데도 이 장비는 병원에서 퇴출되지 않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임성호 기자입니다.
[기자]
문제의 엑스레이 장비를 살펴본 전문의들의 의견도 한결같습니다.
전반적으로 영상이 흐리고 품질이 저하됐고,
정상환자를 진폐나 암 환자로 오인할 수 있거나 반대로 폐암 등을 발견할 수 없고, 그래서 불필요하게 CT 검사를 추가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영상의학과 전문의 : 화질 개선이 안 된 현재 상태로는 환자한테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 벤츠를 사준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경운기가 온 것 같습니다.]
서류만으로는 이상이 없다던 대한의공협회도 현장방문 뒤에는 제품 자료와 달리 실제 영상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엑스레이 업체는 유독 한 병원에서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엑스레이 업체 관계자 : 이 기계가 우리나라에서는 23~24대가 사용 중이거든요. 근데 다른 데서 사용하시는 분들은 못 쓰겠다거나 이미지가 나쁘다는 이야기를 안 하시는데….]
그러나 문제는 한 병원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같은 장비를 사용하는 근로복지공단 산하 다른 병원 담당자들도 혼란이 가중되고 판단에 어려움을 느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거나
화질이 좋다고 할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적응되지 않겠냐며 불편을 감수하고 있었습니다.
전문의들은 여러 차례 교체를 요구했지만 문제의 장비는 여전히 병원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정애 /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환경노동위) : 잘못된 의료기구는 오히려 흉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근로자를 위한 산재기금으로 산 고가의 장비가 오진을 유발하고, 문제가 분명한데도 반품되지 않는 과정에 굉장히 석연치 않은 의혹이 많습니다.]
일선 의료진의 지적을 모른 체하는 의료기기 업체와 당국의 무책임한 행정이 환자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YTN 임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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