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온몸에 땀이 흐르게 하는 불볕더위는 야외에서 일해야 하는 근로자들에게 더없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법원은 더운 날씨에 일하다가 숨진 근로자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잇따라 내리고 있습니다.
조용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3년 6월, 때 이른 초여름 더위로 기온이 32.5도까지 오른 건설현장.
철근팀장으로 일하던 당시 47살의 오 모 씨는 정오 무렵 구토를 하며 쓰러진 뒤 숨졌습니다.
오 씨가 숨지기 2주 전에도 이 공사현장에서는 동료 이 모 씨가 구토하며 쓰러지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오 씨의 유족은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 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의 문을 두드렸지만 거절당했고, 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사망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유족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최고기온이 32.5도에 달했고 작업 환경 때문에 오 씨가 느꼈을 체감온도는 그 이상으로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난 2013년 8월 기온이 34도까지 오른 무더위 속에 자동차 정비공장 신축현장에서 일하다 숨진 55살 조 모 씨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조 씨는 사고 당시 가슴 통증을 호소하다 숨졌지만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지 못하자 유족들이 소송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평년 기온과 습도를 훨씬 웃도는 환경에서 엿새 연속 야외 업무를 수행했고, 특히 현장에 1명이 결원한 상태라 업무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며 조 씨의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습니다.
YTN 조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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