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17대 독자가 자고 있습니다."

한 아파트 게시판에 이런 종이가 나붙었습니다.

다른 집에서 피우는 담배 연기가 날아와 어렵게 얻은 17대 독자가 힘들어 한다며, 이웃들에게 집 안에서 담배 피우는 것을 자제해달라는 호소문입니다.

요즘 같은 여름철이면 더 고통스러운 아파트 층간 흡연.

날이 더워지면서 창문을 열어놓고 지내기 쉬운데요.

간혹 이웃집에서 피우는 담배 연기가 그대로 흘러들어와, 괴롭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한 설문 조사를 통해 간접흡연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간접흡연으로 피해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10명 가운데 7명이 넘게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이나 비슷했습니다.

또 어떤 경로로 담배 연기가 들어오냐고 물었더니, 베란다와 창문이란 답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어 화장실, 혹은 현관문이라는 대답도 눈에 띕니다.

흡연자들의 얘기는 이렇습니다.

요즘 카페, 호프집, 심지어 길거리까지 금연 구역으로 지정된 곳이 늘다 보니 마음 놓고 담배 피울 공간이 없다는 겁니다.

내 집에서 내 맘대로 담배 피울 권리도 없느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은 가장 편안해야 할 내 집에서 이웃이 피운 담배 연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엄청나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앞으로는 흡연자들의 불만이 더 커지게 됐습니다.

오늘 복건복지부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시행령을 입법 예고했는데요.

오는 9월부터 주민들의 동의가 있으면 아파트의 복도와 계단,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 등을 금연 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시행령입니다.

금연 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아파트나 다세대에 거주하는 세대주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받아 금연구역 지정 신청서을 지자체에 제출하면 됩니다

지방자치단체는 검토를 거쳐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금연구역 알림 표지판을 설치하게 됩니다.

복지부는 공동주택이라는 특성에 따라 단속을 앞세우기보다는 계도 기간을 거쳐 충분히 홍보해 제도가 정착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정 시점이 지나면 단속을 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금연구역에서 흡연을 하다 적발되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어서 각 아파트별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됩니다.

오점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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