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는 국민의힘의 주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탄핵심판 중 당시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의 임기가 마무리되자,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후임을 임명할 수 있는지를 두고 해석이 분분했습니다.
헌법재판관 9명은 대통령과 대법원장, 국회가 3명씩 나눠서 뽑는데, 박 전 소장은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였기 때문입니다.
권한대행이 대통령의 주요 인사권을 휘둘러서는 안 된다며 지금 여당의 논리를 편 건 민주당이었습니다.
[추미애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2017년 2월) : 대통령이 아닌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장이나 헌법재판관에 대해 임명할 수 없다는 것이 대다수 헌법학자들의 의견입니다.]
결국, 공석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야 채워졌습니다.
그런데 야당이 대통령 몫의 인사만 반대한 건 아닙니다.
당시 대법원장 몫의 이정미 재판관 임기 종료가 다가오자, 야당은 후임 논의가 심판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후임이 결국,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된 뒤 임명됐다는 점입니다.
이는 현재 국민의힘에서 국무총리가 대통령 '궐위' 시에만 권한을 대행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것과 결을 같이합니다.
지금은 단순 '직무 정지' 상태라 헌법재판관 임명도 탄핵 결정이 확실히 나오고 행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역설적인 건 민주당뿐만 아닙니다.
7년 전, 권한대행이 도장만 찍는 수준의 임명권을 행사하는 건 괜찮다고 본다며 지금의 민주당 주장을 펼친 건 권성동 당시 탄핵소추단장이었습니다.
[권성동 / 당시 탄핵소추단장 (2017년 2월) : 대법원장이 이정미 재판관에 대한 실질적 임명권을 갖고 있고 대통령 권한대행은 형식적 임명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렸다는 식의 아전인수격 해석이 양당에 자충수가 되어 날아오는 모습입니다.
YTN 김다연입니다.
촬영기자 | 이성모 한상원
영상편집 | 연진영
디자인 | 전휘린
자막뉴스 | 이미영 안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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