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에 바닷 속 보물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수중 발굴탐사대인데요.
동행취재 과정에서 열대과일 문양이 담긴 고려청자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현장카메라, 곽민경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이곳은 전북 군산 선유도 앞바다입니다.
바닷속 깊은 곳에 잠들어있는 보물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는데요.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국립해양유산연구소가 3년 전부터 수중발굴조사를 벌이고 있는 해상 위 바지선입니다.
이른 아침 잠수사들은 조명과 통신 장비가 달린 특수 마스크를 쓰고 공기통을 맨 채 물속으로 향합니다.
무게추가 달린 조끼까지 모두 40kg이 넘는 장비를 착용하고 하루에 2번, 한 번 입수할 때마다 90분씩 바다를 누빕니다.
잠수사들이 쓰는 헬멧에 부착된 카메라는 물 속 상황을 찍어서 이렇게 바지선 지휘실 모니터로 영상을 실시간 전송합니다.
화면 속에 뿌연 바다가 보이다 거친 통신음이 나오자 통제실에는 긴장감이 흐릅니다.
[현장음]
"탑사이드(지휘통제실) 다이버 2. 수심 4.2m."
곧 수면 위로 몸을 드러낸 잠수사는 거친 숨을 내뱉으며 묵직한 주머니를 꺼내놓습니다.
조금 전 바닷속에서 발굴한 상감청자입니다.
13세기 고려시대 중후기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선유도 해역에서 열대과일 문양이 새겨진 청자가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손으로 일일이 바다 밑바닥을 훑어 발굴에 성공한 겁니다.
[PIP: 조승현 / 잠수사]
"뻘흙을 이렇게 제거하다 보니까 철망 앞에 딱 그 도자기 발굽이 걸렸습니다."
과거 해상 무역로였던 이 해역에선 청동기시대 석검부터 조선백자까지 약 670점의 다양한 유물이 발굴됐습니다.
삶의 목표가 바다 아래 보물선 발굴이 된 조사팀은 뭍에서의 생활은 접어둔 지 오래입니다.
[정 헌 / 국립해양유산연구소 연구사]
"저는 진도 2년, 제주도 2년 (조사했습니다). 아무래도 오래 바다에 나와 있으니까 가족이나 친구들 많이 못 만나는 게 애로 사항이긴 합니다."
숙식 설비를 갖춘 국내 유일 해저 유물 탐사선인 누리안호에서 한 달에 20일 이상을 머무는데 푹푹찌는 요즘 날씨는 고역입니다.
[전봉안 / 국립해양유산연구소 사무관]
"여름에는 좀 많이 힘들죠. 많이 덥고."
발굴된 유물들은 1년간 보존 처리 과정을 거치는데 오랜 세월 물과 염분에 노출돼 복원 작업도 까다롭습니다.
[최재완 / 국립해양유산연구소 연구사]
"아무래도 패각류들이 부패하거나 그러면 보관하기도 어렵고 유물에 손상도 갈 수 있기 때문에."
선유도 해역 23만㎡ 가운데 발굴 조사가 끝난 구역은 3% 미만. 바닷속 타임캡슐, 해저 유물을 캐내기 위해 오늘도 수중탐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곽민경입니다.
PD: 윤순용
영상취재: 이락균
곽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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